본문 바로가기

정치

고대녀 김지윤 체포 ㅡ 이명박. 미친 정권.

지윤이 오늘 석방됐습니다. 다행히 구속당하지는 않았네요.

저녁 때 시청에 다녀왔습니다. 1년만에 되찾은 시청 광장. 꼭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지윤이도 자유발언대에 나서서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한나라당과 이명박이 북핵 위기를 조장해 노 전 대통령의 추모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한다. 이에 현혹되지 말자”며 “내일 노동자들이 합세할 테니 오늘 촛불을 끄지 말자. 저도 함께 하겠다”고 했다네요.

구구절절히 옳은 말이라 생각합니다.

지윤이 걱정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지윤이가 석방됐어도 아래 내용은 유효하니 한 번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지윤이가 체포됐다.

작년 촛불때, 국무총리 한승수한테 시원하게 한 마디 날리고, 지윤이는 자기가 ‘고대녀’가 된 줄도 모르고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있었다고 한다.

벼락스타가 아니다

연예계, 스포츠계에서도 벼락 신인이 갑자기 떴다가 금세 꺼지곤 한다. 오랜 기간 단련된 사람일수록 그런 비율이 낮을 거라 생각한다. 지윤인, 촛불이 낳은 ‘스타’인 건 분명하지만 벼락 스타는 아니다. 지윤이는 정말 오랫동안 그런 일들을 해왔다.

고려대 학생들의 진보매체인 〈고대문화〉에서 활동했었고, 고려대 전쟁 반대 네트워크 간사 역할을 오랫동안 했었다. 등록금 문제, 학내 민주주의 문제에서도 앞장서서 싸워왔던 투사다. 그리고, 2006년 4월, 차별받는 병설 보건대 학생들과 함께 싸우다가 표적 징계를 당해 그 힘든 천막 농성을 2년 동안 함께 했다. 출교생 7명 중에 지윤이만 여성이었다. 이 사회에서 여성이 공동으로 천막 생활을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알 것이다.

그런 ‘내공’이 있었기에 총리 한승수에게 그렇게 자신있게, 그리고 이명박에 분노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해 - 속시원하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리고, 이명박은 그래서 지윤이를 잡아갔다.

촛불. 수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위해 헌신했다. 우리는 함께 촛불을 이룩했다. 그리고 지윤이도 거기 함께했다. 지윤이는 촛불을 이룩하기 위해 땀흘린 수많은 사람들의 상징 중 하나다.

그리고, 이명박은 그래서 지윤이를 잡아갔다.

잡혀간 것은 지윤이만이 아니다. 하지만 지윤이가 잡혀간 것은 분명한 것을 보여 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앞두고, 이명박은 두려워 떨고 있다는 것이다.

대중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저들은, 모든 집회와 시위는 ‘불순분자’의 선동에 의한 것이라고 쉽게 단정짓는다.

그래서 저들은 몇 안 되는 ‘김지윤’을 잡아 가두면, 어쩌면 48시간만 잡아 가두면 자신이 생존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어림도 없는 소리다. 수많은 민초가 저들을 똑똑히 바라보고 있다. 두 눈 부릅뜨고 바라보고 있다. 제 1의 김지윤들을 잡아가면, 제2의 김지윤들이 나올 것이다. 그래, 사실 김지윤이 촛불을 상징하는 것처럼, 촛불 전체가 바로 김지윤이다.

이명박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지로 몰아넣은 이명박의 말로는, 더 비참할 것이다.

이명박이 먼저 민중에게 선전포고했다. 민중은 어떤 방식으로든 화답할 것이다. 내일이 됐든, 한 달 후가 됐든. 누가 선동하지 않아도 그렇게 할 것이다. 오히려 선동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의 배후에는 거대한 민중의 분노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집앞에서 잡아갔다고 한다. 미란다 원칙 고지도 없이, 체포영장 제시도 없이 잡아갔다고 한다.

지금은 우리가 잡혀간다. 맞고, 깨져 피투성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알아야 한다. 그런다고 사람들의 분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지윤이는 이명박 알바들이 쏟아낸 악플들 중 가장 기분이 나빴던 것은, 자신이 민주노동당 당원이고 학생운동을 해왔던 일을 폭로한다는 식으로 쓴 글이었다고 말했었다.

자신은 진보 운동을 계속 해 온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데, 왜 그게 폭로거리가 돼야 하는지 화가 난다고 했었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순수하지 못한 운동권 소리는 권력자들이 저항세력을 마녀사냥할 때 하는 소리다. 나는 순수하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이명박을 비판하다. 세상을 사랑하므로. 순수하므로. 그래서 나는 세상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게 좌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