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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간략 논평 박원순과 조희연 당선이 기쁨을 줬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역시 꾀죄죄했다. 경기도 무효표 14만 표 중 상당수는 김진표가 아니라 김상곤이 나왔으면 김상곤에게 갔을 표다. 물론 김진표에게 간 표가 모두 김상곤에게 갔을 것이냐 하면 그건 또 별개이긴 하지만, 진보 교육감들의 당선으로 보건대 김진표보단 나았을 확률이 높다. 새누리당은 참패를 막았다. 그러나 위기감이 클 거다. 박근혜 체제가 강화될 거라고 하는 사람도 있던데 난 그렇게 생각 안 한다. 진보 교육감 대거 당선에서 보듯, 사람들은 선택지가 있으면 선택한다. 새민련은 적지 않은 소수에겐 더이상 선택지가 아닌 것이다. 선거에서 드러난 세력관계를 보고 박근혜는 길환영 해임을 결심한 듯하다. 경제 상황은 좋지 않고, 박근혜는 노동계급에 대한 공격을 서둘러야 .. 더보기
트로츠키가 만난 첫 노동자들과 최초의 혁명 조직 아래 내용은 트로츠키 자서전 《나의 생애》 182페이지부터 196페이지에 있는 내용 대부분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트로츠키가 처음으로 실천적 활동에 개입하게 되는 과정을 인상적으로 그리고 있다. 특히 노동자를 ‘찾아 나서’기로 결심하는 과정이 나는 재밌더라. 처음으로 활동하며 만난 노동자들에 대한 애정어린 묘사, 첫 집회 발언의 떨림, 그리고 노동자 투재의 상승 국면에서 작고 경험없는 혁명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다는 점 등이 감동적으로 묘사돼 있다. 결국 이 작은 조직이 도시 하나를 들어다 놨다 하게 되는 과정에 이르렀을 땐 나도 막 신나더라. 짜르의 강한 억압으로 개혁주의가 자라날 토양이 없었던 점, 19세기 말 급진화 물결에 적절히 올라탔던 점, 저항 이데올로기에서 중심적인 지.. 더보기
100여년 전 러시아 학생들의 학교 안 저항 - 트로츠키 자서전에서 인용 인용자주 : 범우사에서 번역한 트로츠키의 《나의 생애》에서 131~140 페이지를 그대로 인용한 내용이다. 1892년에 일어난 사건이니 120년 전 사건인데, 오늘날과 유사한 면이 많다. 트로츠키는 레닌과 함께 1917년 러시아 혁명을 이끌었고, 스탈린과 투쟁을 벌이다가 1928년 러시아에서 추방당했다. 스탈린의 독재와 마르크스주의 왜곡에 맞서 진정한 마르크스주의 보존을 위해 투신하다가 1940년 스탈린이 보낸 자객에게 망명지에서 암살당했다.법률가식으로 말하면 나는 인생을 살아 오면서 불의에 대한 투쟁에서 비롯되는 충돌을 어릴 적부터 적잖이 경험해 왔다. 바로 이런 것이 동기가 되어 친구들과의 만남과 이별이 결정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 수많은 에피소드를 일일이 열거하면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그래서 여기.. 더보기
[이집트] 군부의 반동과 노동 진영의 대응 등 상황 정리 및 단상 추천 외부글에 있는 기사 "6월 30일 이후 이집트 노동자 - 무르시 해임에 대한 이집트 노동운동의 입장과 평가"를 읽고 정리한 것과 떠오른 단상이다. 낯선 단체와 이름 때문에 심혈을 기울여 봐야 하는데, 여튼간에 핵심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독립노조연맹과 민주노동회의는 독립노조들의 연맹체이며 혁명 이후 새로 생겼다. 어용 노조였던 곳은 이집트노총이다.) 7월 26일 정권(국방부 장관)이 호소한 "테러에 맞선" 시위에 대해 독립노조연맹은 "노동자 파업 권리 옹호", "테러에 맞선 국가 권리 인정" 이라는 두 성명을 발표했다. (내가 보기엔 지켜보자는 태도였던 것 같다.) 사회정의를 위한 이집트 센터 등 인권 단체들은 이 시위 호소에 우려를 표명했다. (즉, 군부에 비판적인 세력도 만만찮게.. 더보기
[책] 피를 마시는 새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를 다 읽었다. 중학생 때 드래곤 라자를 읽었을 때는 이야기를 따라갈 따름이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주제의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나중의 일이었다. 눈물을 마시는 새와 피를 마시는 새는 내가 중학생 때 이후 15년 만에 다시 읽은 이영도 작품이다. 이 작품도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판타지라는 장르를 빌어서 말이다. 눈물을 마시는 새를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변화는 그것이 수반하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것이다." 피를 마시는 새에서, 용은 인간에게서 나쁜 것을 빼앗으려 한다. 즉, 증오와 미움, 싸움, 폭력 같은 것 말이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정신억압'을 한다. 그리고 작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인간으로 있으려면 그 나쁜 것들.. 더보기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라는 말의 뜻 아주 오해받는 마르크스의 말 중 하나가 바로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말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마르크스 시대에 아편은 마약이라기 보다는 진통제였다. 마르크스 자신도 엉덩이의 종기 때문에 아편을 진통제로 복용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저 말은 "종교는 인민의 진통제다" 라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하지만 덮어주기는 한다는 측면을 복합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아래는 "인민의 아편"이 나오는 부분의 앞뒤를 길게 인용한 것이다. 마르크스의 종교 관련 입장이 머리 꼬리 다 잘린 채로 얼마나 왜곡돼 왔는지 알 수 있다. 마르크스는 종교를 "영혼 없는 세계의 영혼"이라고도 말했다. 인간의 본질이 참된 실재를 획득하지 못했으므로 종교는 ... 인간 본질의 판타지적 현실화이다. 그러므로 종.. 더보기
[연극] 거기 - 일상적 이야기를 정말 맛깔나게 풀어낸 연극 극단 차이무에서 문자가 왔다. 웹사이트 회원들에게 라는 연극을 특별 할인해 준다는 거다. 3만 원짜리 연극을 1만 원에 볼 수 있는 기회! 놓칠 필요가 없었다. 차이무라면 극의 품질도 걱정할 것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역시나였다.스토리라고 할 만한 게 없다. 아주 단순하다. 강원도 산골. 관광지라 여름 말고는 사람이 거의 없는 곳에 호프를 운영하는 병도, 병도의 호프에서 맥주 한 잔 하며 하루를 마감하는 낙으로 사는 카센터 사장 장우, 여자를 밝힌다는 것때문에 장우에게 밉보인 춘발, 나름 똑똑하고 사람 좋은 진수. 그리고 방금 여기로 이사온 여자, 정!춘발이 동네 구경을 시켜 준다며 정을 병도네 호프로 데려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런데 그게 다다. 무대는 그냥 호프집이다. 그리고 그 흔한 무대 변.. 더보기
[연극] 뉴 보잉보잉 - 웃기 좋은 코믹극 뉴 보잉보잉을 보고 왔다. 대학로 좀 돌아다닌 사람은 몇 번씩 봤을 만한 제목이고, 꽤 유명한 극이다. 난 볼 기회가 없었는데, 친구가 자신이 못 가게 됐다며 나한테 티켓을 반값에 넘겼다. 그래서 금세 또 연극을 보게 됐다.남자가 바람 피는 걸 소재로 한 코믹극이다. 유명한 코믹극 도 바람피는 걸 소재로 한 코믹극이라 초반엔 식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재를 안다고 재미가 반감되는 건 전혀 아니었다. 해당 코믹엔 해당 코믹만의 개그 코드가 있는 거다. 그래서 내내 즐겁게 웃으면서 봤다.제목이 보잉보잉인 이유는 이 남자가 항공사 스튜어디스들만 여친으로 고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비행 스케쥴을 가진 스튜어디스만 사귐으로써 바람피는 걸 들키지 않을 수 있었다는 설정. 하지만 항공기 하나가 연착하면서 사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