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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연극은 마법이다

떠오르는 단상에 비해 정리할 능력은 부실하다. 별것 아닌 메모에 불과한 글이다.

마법이란 말의 의미가 손에서 불을 뿜어 적을 물리치는 것 정도나 연상시키는 시대에 '마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게 위험할지 모른다. 그래서 어쩌면 적당한 비유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법은 마법이다.

연극은 삶을 재생한다. 무대에 있는 배우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 울부짖을 때, 관객들은 배우의 '죽는 연기'를 보는 게 아니라 자기 삶의 일부분을 떠올린다. 슬펐던 일,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 숙연했던 일. 

그 순간 관객은 마법에 빠진 것이다. 지금 그 일은 실제로는 일어나고 있지 않은데도, 마음 속에서 혹은 기억 어디에선가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혹은 특정 사건에 관한 단어라면 키워드 하나만을 말하거나 듣는 것만으로 그만한 상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를 포함해 대다수는 그렇게 감수성이 풍부하지 못하다. 더군다나 현대인은 말이다.

문학의 일부는 분명 그런 역할을 담당한다. 그리고 문학의 기능 중 일부는 분명 그런 기능이다. 어떤 이야기를 재생함으로써, 관객의 과거를 재생시키는 것.

그리고 연극이나 영화는 가장 극적으로 그런 일을 수행하는 것 같다. 한 공간 안에 있는 사람들을 집단적으로 마법에 빠뜨리니 말이다. 그 순간, 관객들은 배우를 봄으로써 자기 과거 기억의 조각들을 다시금 매만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