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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연극] 기타라 - 관계에 대한 소박한 통찰 라는 제목을 보고 인도 고전을 연극으로 만든 것인가 생각했다. 다행히 아니었다. 말 그대로 기타라는 악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였다. 의 무대는 기타를 만들어 파는 가게다.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해서 읽기 바란다. 관계 명품 기타를 팔았다가 다시 찾으려고 하는 미미는 진상 고객이다. 기타를 만드는 장인 영배는 한 번 손에 넣은 명품 기타를 돌려 주지 않으려고 한다. 미미는 네가 기타를 만들어 줘라, 그 기타가 맘에 들면 명품 기타를 달라고 조르지 않겠다고 거래를 시도한다. 영배는 그 거래가 함정이란 것을 알면서도 자존심 때문에 응낙한다. 언뜻 유치해 보일 수도 있는 시작이지만 중요한 건 그 다음이다. 그렇게 시작된 팍팍하고 상호 공격적인 관계는, 미미가 다음 날부터 매일매일 기타라(가게 이름)에 출근.. 더보기
[뮤지컬] 울지마 톤즈, 감동적인 이야기 - 그러나 조금 부족한 드라마 뮤지컬 는 이태석이라는 신부가 아프리가의 오지에서 구제 활동을 하는 이야기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이태석 신부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다. 바티칸에서 상영된 적도 있다고. (다큐멘터리 영화 소개 보기) 이 단상은 대체로 밋밋했던 극에 대한 불평을 적었다. 뮤지컬은 화려하며, 연기력도 좋다. 드라마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하고 아쉬운 점만 쓰는 게 좀 마음에 걸린다. 이태석 신부의 감동적인 삶을, 뮤지컬로 느껴 보고 싶은 사람은 이 연극을 봐도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군무가 상징하는 바는? 오프닝 군무는 볼 만했다. 멋졌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원시성을 부정적으로 상징하는 것처럼 보여서 불편했다. 건강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읽히지는 않았다. 아프리카는 충분히 혼돈에 휩싸여 있다. 그래서 부정적으.. 더보기
연극은 마법이다 마법이란 말의 의미가 손에서 불을 뿜어 적을 물리치는 것 정도나 연상시키는 시대에 '마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게 위험할지 모른다. 그래서 어쩌면 적당한 비유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법은 마법이다. 연극은 삶을 재생한다. 무대에 있는 배우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 울부짖을 때, 관객들은 배우의 '죽는 연기'를 보는 게 아니라 자기 삶의 일부분을 떠올린다. 슬펐던 일,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 숙연했던 일. 그 순간 관객은 마법에 빠진 것이다. 지금 그 일은 실제로는 일어나고 있지 않은데도, 마음 속에서 혹은 기억 어디에선가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혹은 특정 사건에 관한 단어라면 키워드 하나만을 말하거나 듣는 것만으로 그만한 상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