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투쟁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_ 눈물의 역사

우선 글부터 추천하겠다. 레프트21에서 발행한 소책자인데 500원에 판매하는 거다. 온라인에 PDF로 공개해 뒀다. 제목은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은 정당하다 - 지지와 연대를 건설하자”다. 다운받아 보기 바란다.

이건 다음 아고라의 청원 서명 페이지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의 지금 현재를 알리고싶어요 이슈 청원 페이지 가기

다음 아이디 있는 분들은 꼭 서명했으면 좋겠다. 이런 서명이 많아지면 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된다.

아래는 내가 애독하는 진보언론 레프트21의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집중이슈 페이지다. 많은 기사들이 실시간으로 올라 온다.

▶레프트21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집중이슈 페이지

그럼 글을 시작한다.

용역깡패 500명 - 10대 1

11월 15일, 그러니까 고작 4일 전이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50명이 공장을 점거했고, 곧바로 용역깡패들에 의해 끌려 나왔다고 한다.

"새벽 5시 30분, 울산 현대차 비정규직 시트1부 노동자 40여 명이 사측의 폐업에 맞서 시트1부를 점거했다. 그러나 사측은 곧바로 관리직과 용역깡패 5백 명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무참하게 짓밟았다. 무자비한 폭력 때문에 점거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레프트21,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 현장 취재(11월 15일) -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노가 투쟁으로 폭발하다)

△사측관리자들과 용역깡패, 경찰들에 의해 부상당한 노동자들 "그들은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었다" ⓒ사진제공 울산노동뉴스 / [허대수]인용한 기사에 있는 사진이다.

여기까지는 투쟁에서 흔히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은 그 다음이다.

현대차 사측은 용역깡패와 경찰을 동원해 강경 진압하면 노동자들의 기를 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사측의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 오히려 노동자들의 분노만 키웠다. 울산 1ㆍ2 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격적으로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노동자들이 시트 1공장과 2공장 앞에서 집회하던 중에 1공장과 2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오후 1시부터 파업에 돌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노동자들은 1공장과 2공장 노동자들을 지지하기 위해 울산공장 정문 앞으로 향했다. 도로를 점거한 채 울산공장으로 행진하는 노동자들의 표정에는 사측과 경찰 폭력에 대한 분노와 더불어 ‘이제는 제대로 한 번 붙어보자’는 자신감이 엿보였다.(레프트21,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 현장 취재(11월 15일) -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노가 투쟁으로 폭발하다)

배경 - 대법원의 불법 파견/정규직화 판결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렇게 투쟁을 벌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법원의 판결이 있었다.

2010년 7월 22일에 대법원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똑같은 일을 하는데 누구는 정규직이고 누구는 비정규직인 게 불법이라면서(사내하청은 불법파견) 2년 이상이 지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모두 정규직화하라고 판결했다.[각주:1]

현대차는 그러나 “사내하청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경쟁력을 잃게 되며 오히려 고용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부사장 강호돈)

한 마디로 대법원 판결을 어기겠다는 말이다.

한 달에 300만 원을 떼먹다?

이번 판결에 해당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데 2천 5백억 원이 든다고 한다.

역으로 생각해 보자. 만약 현대차가 2년 간 노동자들을 불법으로 고용했다면 5천 억을 불법으로 갈취한 게 된다.

감이 잘 안 올 것이다. 

현재 현대차에 있는 비정규직 수가 약 7천 명이라고 하니까, 한 달에 1인당 약 297만 6190원을 회사가 떼어먹은 것이 된다.[각주:2]

7만 원 일당 알바를 했는데 6만 원만 주고 만 원을 떼어먹어도 며칠 동안 속앓이를 하게 되는 게 사람이다. 그런데 이놈의 현대차는 노동자 1인당 300만 원씩 되는 돈을 다달이 떼어먹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각주:3]

이래놓고 투쟁하면 ‘지랄’

어이없고 열받게 만드는 것은 주류 언론과 검찰이다. 주류 언론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한 섞인 파업을 '불법'이라고 매도한 검찰의 말을 반복 보도한다.

어떤 생각이 덜 든 사람들은 "다들 힘든데 지들만 먹고 살자고 저런다. 쯧쯧" 하고 혀를 찰 지도 모르겠다. 이런 언론들 때문이다.(이런 생각이 덜 든 사람들도 언론에서 휴먼 다큐멘터리 같은 것을 하면 눈물을 훔치며 후원금을 보낼 것이다. 즉, 사람들이 파업을 비난하는 것은 사람들 탓이 아니다. 언론 탓이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 사람들이 투쟁을 경험하게 되면 언론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실제로 고령의 환경미화원 노동자들 다수가 그랬고, 촛불집회를 통해 집회란 것에 처음 참가해 본 사람들 다수가 그렇게 느꼈으니까 말이다.)

여튼간에, 법원 판결까지 나왔는데 현대차 사측은 이를 무시하고 있었고, 그래서 노동자들은 참다 못해 판결이 나온지 4개월 만에 파업에 들어갔고, 그러자 언론은 "불법" 딱지를 붙인다. 현대차가 즉각 정규직화를 시행하지 않았을 때 "불법"이라며 호들갑을 떤 언론 어디 있나?

있다. 레프트21 7월 29일자 기사다. 현대차 - 비정규직 해고 말고 “2년 이상 근무자를 정규직”(대법원)화 하라

돈이 없다?

정몽구 지난 6년 간 주식 수익이 2천 억이라고 한다. 

현재 현대차 사측이 보유한 현금만 7조 원이다.

올해로 따지면 3분기까지 순이익만 4조 원이라고 한다.

현대차 회장 정몽구가 타는 전용기만 해도 9백 억이라고 한다.

도대체 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할 던 2천 5백 억은 없는 것일까.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정당하다.

다달이 3백만 원을 훔쳐가는 도둑놈을, 법원도 '도둑놈'이라고 했는데 그냥 눈뜨고 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말이 웃기다.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이 꼭 이겼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더 많은 소식을 알고 싶은 사람은 레프트21의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 집중이슈 페이지로 가면 되겠다.

http://www.left21.com/6_issue.php?issue_no=85

  1. “혼류생산(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하나의 생산 공정에서 함께 일하는 것)에 참가하는 2년 이상의 비정규직은 현대차의 정규직으로 간주해야 한다” [본문으로]
  2. 물론 이것은 내가 계산한 것이다. 틀릴 수 있다. [본문으로]
  3. '보인다'고 쓴 이유는 다들 아시겠지만, 정확한 통계는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2천 5백 억이 든다는 말과 비정슈직 숫자를 근거로 나눈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선 숫자가 모두 정확하다면 이 계산도 정확할 것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