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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SNS의 사적 검열은 괜찮은가?

2020년 11월 22일에 쓴 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차단 정책은 의문을 떠올리게 한다. 중요하게는, 마크 저커버그 같은 선출되지 않은 인물에게 공론장에서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는가에 대한 최고 결정권이 있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문제가 있다. 페이스북은 극우뿐 아니라 좌파 또한 표적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페이스북은 페이지를 정지시키고 사용자를 차단함으로써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공격했다고 비난받아 왔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기술 회사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지 않다. 이 회사들은 점점 국가와 중요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서 이 회사들이 맡은 역할을 보면 더욱 그렇다. 구글 같은 회사의 경영진은 SAGE(응급 상황을 위한 과학 자문 그룹) 회의에 참여해 정부에 전염병 대응에 관해 조언하고 NHS(영국 국민 보건 서비스)가 출시한 테스트와 추적 앱 개발을 도왔다. 실리콘 밸리 하면 흔히 자유지상주의적·자유주의적 태도를 떠올리곤 하지만, 이런 컴퓨터 기업은 지금 자본주의 국가의 반동적 의제에 자주 협력하는 거대 독점기업이다.

- “사회적 불안을 먹고 자라는 음모론”, 〈소셜리스트 리뷰〉 2020년 11월 호

 

황당한 가짜뉴스와 음모론이 퍼지면 SNS가 이런 것들을 제대로 규제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높아지곤 한다. 예컨대 민주당은 5.18을 모욕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데 유튜브가 이런 것을 규제하지 않는다고 규탄한 바 있다.

그러나 거대 SNS 기업들은 사회에 해악적인 극우의 주장만을 단속할까? 유튜브는 과연 5.18 모욕만 규제할까? 실제로 페이스북, 유튜브, 줌은 얼마 전 팔레스타인 해방 투사의 강연 페이지를 삭제하고(페이스북), 차단하고(유튜브), 불허(줌)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뉴욕포스트〉의 바이든 아들 의혹 기사를 차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