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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생회 선거, 운동권 대거 당선

며칠 전 고재열 기자의 올해 총학생회 선거 결과 평가 기사에 이견을 제시한 바 있다.

진보적 성향[각주:1]의 매체들에서도 종종 (내가 보기에) 핀트가 엇나간 기사를 쓰곤 하는데, 이번 사례가 그런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기사의 핵심은, 대학 선거가 기성 정치판을 닮아있을 정도로 과열ㆍ혼탁이라는 것이다. 기사의 저변에는 '운동권과 비운동권이 다를 바 없다'는 식의 양비론이 깔려 있다.

지난 번에 글을 올렸을 때는 시사인 웹사이트에 글이 올라와 있지 않았는데 이제 올라왔다. 제목이 지면이랑 좀 다르다. : 몰카에서 도청까지 막가는 대학 선거

레프트21의 분석

내가 즐겨 읽는 언론이고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레프트21>의 분석은 다르다. 기사 제목부터가 다르다. <레프트21>의 기사 제목은 ‘2010년 대학 총학생회 선거 결과 - ‘운동권’ 후보들의 대거 당선, ‘비권’의 좌향좌’다.

반값 등록금 실현 손팻말을 든 대학생

△<레프트21>은 이런 활동이 올해 운동권 대거 당선을 낳을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일부를 인용할 테니 나머지는 사이트 가서 읽어보길 권한다. 내용 보면 알겠지만, 주류 언론들이 꼽은 '선거 부정'은 대부분 “‘비권’ 경향 선관위의 부정행위와 편파적 결정에서 비롯한 경우가 많았다”는 게 <레프트21>의 분석이다.

올해 총학생회 선거 결과는 촛불이 총학생회 선거 판도를 바꿨던 지난해의 연장선상에 있다.

‘운동권’ 총학생회의 부활과 ‘비권의 운동권화’라는 지난해 선거의 핵심적 특징은 올해도 나타났지만, ‘운동권’ 총학생회 당선이 올해의 훨씬 더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주요 대학들이 집중돼 있는 서울의 경우, 대부분의 대학에서 한대련 등 조직 운동세력이 배출한 후보가 당선했다. 

지난해에 당선한 ‘운동권’ 후보들이 올해도 큰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고(한국외대, 경희대, 숙명여대 등), 지난해 ‘비권’ 경향이 당선했던 연세대, 중앙대, 광운대 등에서는 ‘운동권’ 후보들이 ‘세력 교체’에 성공했다. 

올해 ‘이명박 불신임 총투표’를 성사시키고, 비정규 교수 대량 해임을 막아 낸 부산대 총학생회는 같은 경향의 선관위가 학생회칙을 어기고 휴학생도 피선거권을 갖도록 세칙을 개정하는 무리수를 둬 선거가 무산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지방의 주요 국공립대 학생회 선거에서도 대부분 ‘운동권’ 후보가 당선했다.

선거 부정 논란의 이면 

주류 언론들은 올해 총학생회 선거의 핵심적 특징을 ‘기성 정치판이나 다름 없는 선거 부정’으로 꼽으며 핵심을 흐렸지만, 선거 파행은 진보 후보에게 총학생회를 내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낀 ‘비권’ 경향 선관위의 부정행위와 편파적 결정에서 비롯한 경우가 많았다.

기사 전문 : ‘2010년 대학 총학생회 선거 결과 - ‘운동권’ 후보들의 대거 당선, ‘비권’의 좌향좌’

  1. 고재열 기자는 '정론'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어쨌든 우리나라에서는 '정론'이면 '진보'인 게 현실인 듯;;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