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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강기갑, 그는 순수한 사람이다.

강기갑 의원이 또 “일을 냈다.” 한나라당이 증오스럽고 민주당이 얄미운 나는 강기갑 의원의 행동이 거의 ‘의거’ 수준으로 느껴진다.

이 글은 지난 번에 민주당이 배신했을 때 강기갑 의원이 ‘분노의 탁자치기’를 한 후 쓴 글인데, 마침 블로거뉴스로 발행도 안 됐고, 의원님이 진짜 어떤 사람인지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고, 시간은 지난 이야기지만 지금 시점에서도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해서 블로거뉴스 발행을 한다. (이 글은 2008년 12월 10일에 쓴 글이다.)

1.

2004년 민주노동당이 10명의 의원으로 원내에 진출하고 많은 사람들이 환호했을 때, 강기갑은 권영길, 심상정, 노회찬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내 눈에 띈 강기갑 의원의 모습은… 한마디로, 멋.있.었.다.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아마 쌀개방 반대였던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하는 분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법안을 막기 위해 돌전하던 강기갑 의원의 모습에서 한 줄기 희망을 봤다.

2.

그런 그가 일을 낸 것은 지난 4월 총선. 민주노동당은 4년 전보다 대선 표가 줄어들었고, 분당 홍역까지 치른 상태라 만신창이였다. 그런 그가 사천에서 이명박의 가신(家臣) 이방호를 꺾었다.

진보를 지지하던 사람들이 모두 환호했다.

나도 벅찬 가슴에, 강기갑 의원 웹사이트에 몇 시간이고 죽치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는 우직한 사람이었다.

진짜 농사꾼이었다.

허구헌날 단식을 해서 몸 성할 날 없는 사람이었다.

너무 순수해서, 가족들도 안 보고 국회의원회관에서 사는 사람이었다.

그는 정말 멋진 사람이었다.

촛불집회 연단에 설 자격이 있는 유일한 현역 국회의원, 그에게 그런 칭호가 붙은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3.



그리고 얼마 전 민주당의 배신에 대한 그의 분노는 다시 한 번 나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그는 쇼맨십이 강한 사람이 아니다.

그가 책상을 쳤다면 그것은 진짜로 친 것이다.

서민들에 아랑곳하지 않는 두 부르주아 정당에 분노해서 책상을 내려친 것이다.

눈 앞에 있는 놈들, 주먹으로 칠 수 없으니, 군소 야당의 대표로서 어찌할 바 없으니, 울분을 가눌 길 없어 책상을 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강기갑 혼자만의 울분이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서민 ─ 아니, ‘천민’들의 울분이다. 그는 대한민국 ‘천민’들의 심정을 대변해 책상을 내려친 것이다.

홍준표는 그런 강기갑에게 국회의원이 깡패냐고 나무랐다 한다.

내 눈 똑바로 봐라 홍준표. 깡패는 너다. 너네 당이다. 네가 ‘모시고’ 있는 그 사기꾼이 진짜 깡패다. 한두명, 수십명에게 폐끼치는 피래미 깡패가 아니다, 4천5백만의 인생을 등쳐먹는 진짜 깡패다.

4.

민주노동당의 아는 분에게 들은 말이다.

민주노동당 장애인 관련 교육이 있었다고 한다. 거기서 이명박 대통령의 장애인 비하 발언 ─ 태아가 장애인이면 낙태해도 된다는 발언 ─ 을 연사가 비판했다고 한다.

질문 시간에 강기갑 의원이 수줍게 손을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만약에 제가 부모라면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왜 그러면 안 되는 건지…” 하고 물었다고 한다.

나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준 그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그정도 되는 사람이 그런 질문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권위랑, 욕먹을지도 모른다는 계산 때문에 그런 질문을 할 수 없다고. 강기갑은 진짜 모르고, 그래서 진짜 알고 싶어서 물어본 거라고. 그건 진짜 순수한 거라고.

강기갑에게선 진짜, 다른 정치인들에게 느낄 수 없는 진심이 느껴진다.

5.

강기갑은 개혁주의자다. 자본주의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점에서는 나와 다르다.

강기갑은 민주당을 믿었다. 순수하기 때문에 그랬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민주당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한 소치다. 민주당은 서민정당이 아니다. 한나라당처럼 막나가서는 권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영리한’ 부르주아계급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다.

이런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민주당과 손잡은 것은 반(反)이명박 운동의 중요한 지도자에겐 치명적인 약점이다. 그래서 나는 강기갑을 무비판적으로 찬양만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는 멋있다.

그는 순수하다. 그는 진심이 있다.

그래서 나는 강기갑을 응원한다.

6.

20일, 강기갑 의원이 의원직을 박탈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명박 패거리의 발악이 짜증난다. 그러나 강기갑이 그따위 발악에 꺾이지 않았으면 한다.

의원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긴 하지만, 그를 신뢰하고 따르는 민중들과 할 수 있는 일은 더욱 많기 때문이다.

그가 민주당 따위의 믿을 수 없는 동맹에게 힘을 쏟기보다, 강기갑을 믿고 따르는, 우리 ‘천민’들의 힘을 믿고 더 힘냈으면 한다. 강기갑은 그럴 자격이 있다.

기갑 파이팅~!

촛불들이 강기갑 구하기에 나섰다고 한다. 나는 갈 수 없지만, 갈 수 있는 분들이 더 많이 가서 응원할 수 있도록 관련 글을 링크한다. 가서 믹시업도 눌러 주고, 다음 블로거 뉴스 추천도 눌러 주시라. 더 많은 사람들이 갈 수 있도록.

http://uri235.tistory.com/67

이번에는 정말 필요한 게 생겼다. 강기갑 의원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 응원글을 꼭 남겼으면 한다.

강기갑 의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바로 가기
  • ellouin 2008.12.10 08:20

    한국이 이상적인 상태가 된다면 저 분이 아마 보수의 일각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멋있는 분이지요.ㅎ

    • 허대수 2008.12.10 22:54

      서구 사민당을 ‘보수’라고 할 수 있다면 ellouin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실제로 노동당 블레어는 이라크 파병도 하고 엄청난 위기 끝에 조기 사임할 수밖에 없었죠. 강기갑이 그런식으로 한다면 참 슬프겠지만,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한국에서 진보정당이 대중정당이 된다는 의미이므로 그 자체는 한국 사회에는 득이겠지요. ㅎ;;

  • 해외에서 2008.12.12 13:41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