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지 《마르크스21》 4호가 나왔다. 여기에는 흥미로운 논문이 실려 있다.
닐 데이비슨이 쓴 ‘현대 진보사상 조류 - 트로츠키 전기 작가 아이작 도이처’(원문)다.
내가 지난 번에 쓴 ‘아이작 도이처, 《비무장의 예언자 트로츠키 : 1921-1929》’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첫 번째 실수
… 레닌은 관료주의와 싸우려고 했고, 관료주의의 정점에는 스탈린이 있었다. 스탈린은 민족문제에서 소수민족을 탄압했다. 레닌은 그걸 바탕으로 대의원대회에서 스탈린을 끌어내리자고 제안했다. 증거는 충분했다.
트로츠키는 레닌의 제안대로 하지 않고 침묵했다. 스탈린은 괜찮은 지도자로 남을 수 있었다.
두 번째 실수
트로츠키의 두 번째 실수는, 스탈린이 지노비예프, 카메네프와 불화를 겪을 때 재빨리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두 세력의 동맹은 깨지고 있었다. 트로츠키는 1년 반 동안이나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고 한다. 분명 그는 중앙정치에 관심을 껐다. 협잡으로 느껴졌던 것이라고 아이작 도이처는 분석한다.
이 책을 보면 안쓰러울 정도로 트로츠키는 당내 투쟁에서 바보같았다.
위에서 강조는 원문 그대로고 밑줄 그은 부분은 이번에 새로 알게 된 사실로 반박되는 부분이다.
마르크스21에서 인용한 부분을 보자. 인용한 페이지는 214-215페이지다.
도이처가 3부작을 쓴 후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졌고, 따라서 도이처의 일부 결론들은 수정돼야 한다. 예컨대, 도이처는 트로츤키가 1923년 12차 당대회 전에 정치국에서 스탈린을 비판하는 레닌의 유언장을 공개하라고 요구하지 않았고, 표결에서도 기권했다고 주장했다. 도이처는 트로츠키가 자신의 지위가 안전하다고 생각했고, 스탈린을 경멸했고, 경쟁자들과 타협했다고 생각해서 그 타협을 위험에 빠뜨리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했다고 봤다.19 오늘날 우리는 트로츠키가 정치국에서 레닌의 유언장 공개에 찬성표를 던졌고, 이 문제를 중앙위원회로 끌고 가지 않은 이유는 자기 만족 때문이 아니라 당의 의사 결정 과정을 존중해서, 그리고 개인적 야심을 품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안다.20 도이처는 대중이 좌익반대파를 지지하는 수준을 무시하는 경향도 있다. 좌익반대파의 핵심 주동자들을 빼면 대다수가 수동적 지지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빅토르 세르주 같은 목격자들의 회고와 당시 좌익반대파에 가담한 사람들의 증언을 들어 보면, 대중의 지지는 도이처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강력했음을 알 수 있다. 도이처가 그런 증언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분명히 그런 증언을 알았을 텐데),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스탈린주의를 바라보는 도이처의 태도가 트로츠키의 대토와 달랐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볼셰비키당과 노동계급 대중이 좌익반대파를 지지한 수준이 도이처가 인정한 것보다 훨씬 더 능동적이고 강력했다는 시실을 알고 있다.21 (후략)
각주19 _ I Deutscher, The Prophet Unarmed, pp76-77
각주20 _ P Broue, 'Trotsky: A Biographer`s Problems', in T Brotherstone and P Dukes (eds), The Trotsky Reappraisal (Edinburgh, 1992), pp20-21
각주21 _ I Deutscher, The Prophet Unarmed, pp 308-310; and The Prophet Outcast, pp49-65와 M Reiman, The Birth of Stalinism: The USSR on the Eve of the 'Second Revolution'(London, 1987), pp22, 27-28, 54-55; V Z Rogovin, 1937: Stalin`s Year of Terror (Oak Park, 1998), pp374-392; and B starkov, 'Trotsky and Ryutin: from the History of the Anti-Stalin Resistance in the 1930s', in T Brotherstone and P Dukes(eds), 앞의 책을 비교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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