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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논평

신입사원 임금 깎는 게 실업대책인 나라

어제 뉴스를 보가다가 경악했다. 이명박이 대졸 초임의 임금을 갂아야 한다고 말한 것을 봤기 때문이다. 옆에서 같이 뉴스를 보던 친척분은 “임금이 너무 많이 올랐어” 하며 이명박의 말에 동조하셨다. (관련기사 : 李대통령 “임금 낮춰 일자리 나누자”(<경향신문>))

그러나 비정규직 8백만 시대, 88만 원 세대라는 말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에서 사회 초년생들의 임금은 아주아주 떨어져 왔다. 당장 80~90년대만 해도 소위 명문대에는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와서 졸업예정자들을 스카웃해가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입학 때부터 취업경쟁에 목을 맨다.

지난해 서울 ㅎ대학에 합격한 김정우씨는 연말에 노량진 고시원에 짐을 풀었다. 입학 전이지만 일찌감치 공무원 시험을 보기로 결심하고 충북에서 서울로 온 것이다. 그는 입학 뒤에도 계속 고시원에서 지낼 계획이다. 1월부터 공무원 시험 대비 종합반에 등록해 아침 9시부터 낮 1시까지 수업을 듣는다. 김씨는 “대학 졸업반인 형한테서 ‘명문대생도 졸업 뒤 취업이 어렵다’는 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며 “남들보다 일찍 시작한 만큼 졸업 전에 합격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경기침체가 깊어가고 대졸자 취업난이 점차 심각해지면서 입학 전부터 ‘취업 준비’에 나서는 예비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후략)

예비대학생 입학도 전에 “취업전쟁” 돌입(<한겨레>)

비정규직 8백만, 88만 원 세대

이명박이 저런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이념형 정부’기 때문이다. 이명박은 말로는 실용을 외쳤지만 전혀 실용적이지 않았다. 만약 ‘실용적 보수’라면 지금 같은 경제 위기 시기에 엄청난 저항을 부를 수 있는 부자 위주의 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다

종부세 감면을 해 이명박 자신이 2,327만 원의 혜택을 받은 것부터가 그 싹수를 말해 준다. 이명박이 부자에게 감세해준 돈은 총 75조 원이다. 반면 복지예산은 깎기 일쑤여서 심지어 같은 당 초선의원들조차 이명박식 복지를 비판한다.(관련기사 : “이명박 정부 복지비전 전무” 한나라 초선모임 ‘민본 21’ 발족(<한겨레>)) 이태수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 교수의 비판은 재기넘친다.

후보 시절엔 생애주기별 디딤돌 복지를 하겠다 했다. 당선인이 되어서는 능동적 복지를 하겠다 했다. 대통령이 된 뒤엔 복지재정의 확충은 없단다. 대신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복지시스템을 손질하겠단다. 언 발에 오줌 누는 수준인데 다른 곳에 튈지 모르니 오줌조차도 안 된다?

이명박식 복지개혁과 식코(<한겨레>)

이놈의 부자정부가 이제는 대촐 초임의 임금까지 깎겠단다. 비정규직을 양산하다 못해 이제는 드디어 정규직에까지 칼날을 들이대겠다는 말이다.

오래전부터 이 나라 사회단체들은 비정규직 확산이 정규직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노무현은 이명박보다 똑똑했기 때문에 절대로 그걸 노골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명박은 멍청하다. 이념형 정부다. 그래서 이명박은 솔직하게 말한다.

이 대통령은 김기환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공기업이 먼저 대졸 초임을 낮추는 방안을 선도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라고 제안한 데 대해 “한번 검토해보라”고 긍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주요 국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금융업계 대졸 초임을 비교해볼 때 미국이 61%, 일본이 135%, 한국이 207%로 가장 높게 나왔다”며 대졸 초임 인하 방안을 제시했다.(후략)

李대통령 “임금 낮춰 일자리 나누자”(<경향신문>)

대통령이 한 말씀 하시면 금융위원장이 추임새 넣는 거 참 보기 좋다. 역사책에서 많이 보던 풍경이다. 방금 검색해보니 조선일보도 좋다고 받아썼다. 굳이 링크걸어 조선일보 좋은 일 해주긴 싫으니 보고 싶으면 직접 찾아 보시라. 참, 반박은 금세 여러 군데서 나왔는데 내가 읽은 반박은 다음 글이다.

도움이 되기 위해 반박 근거를 요약하면 이렇다.

100인 이상 사업장 대졸 정규직 신입사원의 평균임금과 미국 파트타임까지 다 포함한 것을 비교하면 되겠니?

대졸 초임을 낮추면 다 같이 죽는 거다. 대졸 초임이 낮아지면 고졸을 고용한 사장은 이렇게 말할 거다. “대졸 초임도 저만큼인데 네가 이만큼 받는 게 말이 되냐?”

평등? 고통분담? 좋은 거다. 그러나 사회의 학벌차별분위기가 불식되면서 고졸에 대한 우대가 높아지는 방식의 평등, 그래서 고졸이나 대졸이나 사무직이나 육체노동직이나 차별없이 동등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할 정도의 임금을 받는 것이 제대로 평등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렇지 않고 한쪽의 임금을 다른쪽이 공격하게 되면 사장들은 좋다구나 하면서 나머지 한쪽의 임금도 낮추려 할 것이다.

고통분담은 더 할 말 없는 거 다 알 거다. 종부세나 복귀시켜라. 아니 나아가 부유세를 도입해라. 웬만한 복지국가는 다 그렇게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래프 하나 제시하고 끝내련다. 위에서 언급한 대졸초임 삭감해야한다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허구에서 발견한 것을 보기 좋게 수정한 것이니, 자세히 보고픈 사람은 저 글을 읽기 바란다. 진짜 열심히 찾은 것 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