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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바른말 하면 잡아가는 나라 ─ 노회찬을 지켜주세요

노회찬 의원에게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했다고 한다. 아직 놀라지는 말라. 구형은 형이 확정된 게 아니라, 검찰이 “내 생각엔 1년 살아야 된다고 봐요!” 하는 거다. (SSyang-ggeot들[각주:1])

형을 확정하는 것은 판사가 하는 일이다. 아직 재판결과는 안 나왔으니까... 판사가 발톱만큼의 양심이라고 있는지 한 번 지켜보자.

노회찬 의원이 왜 이번에 이렇게 1년이나 구형을 받았나... 혹시라도 모르는 분들이 있을지 몰라 간략하게 써 보련다.

고대에서 개망신 당한 이건희

2005년에 이건희가 고려대에 왔다가 개망신을 당하고 돌아간 적이 있다. 고려대에서는 원래 명예 박사학위를 주려고 부른 건데, 학생들이 이건희가 ‘노동탄압박사’라며 꺼지라고 한 거다. 삼성 경호대[각주:2]가 이건희에게 항의하러 달려가는 학생들을 밀어붙였고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학생들이 좀 마녀사냥 당한 뻔하긴 했지만, 양심있는 사람들이 다 들고 일어나 징계는 안 당했다. 어쨌든 이건희는 ‘노동탄압박사’라는 말이 뉴스에는 한 번씩 다 나오고 완전 이미지 구겼다.

삼성 엑스파일

얼마 안 있다가 사건이 또 하나 터졌다. MBC 이상호 기자가 완전 특종을 문 거다.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

이건희의 심부름꾼이 검사들에게 뇌물을 돌리기 위해 “얘들한텐 얼마 돌려, 얘들한텐 얼마면 되겠지?” 이런 대화를 하는 게 완전 다 녹음된 테이프가 공개된 거다. 이름하야 X-File 사건. 이 테잎에는 이회창에게 수백억을 건넸다는 이야기도 함께 들어있었던 것 같다. (아닌가? 기억이 잘 안 난다. 궁금하면 찾아보시라. 어쨌든 검사들에게 돌린 건 확실하다. 돈은 천만원대였다. 하나는 1천만 원, 두개는 2천만 원 이런 식인 거였다.)

근데 어째 신기한 게 X-File에 떡값을 받은 검사들 이름이 다 녹음돼 있었는데 이걸 공개를 안 하는 거다. 테이프 입수 경로가 불법이니깐 내용도 다 인정할 수 없다나. 역시 머리좋은 놈들이 나쁜짓 하면 더 잘한다더니. 그래서 열받은 노회찬 의원이 이걸 다 까버린 거다. 이게 검찰이 1년을 구형한 유일한 이유다!

검찰 잘못 건드리면 죄다 보복

멋지구리하다. 한마디로 검찰의 보복인 거다.

사실 이번 보복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X-File 폭로했던 이상호 기자도 검찰에게 기소당한 바 있다.

‘삼성 장학생’이 곳곳에 심어져 있는 검찰도 ‘독수독과’론을 펴며 삼성을 방어했다. 검찰은 이건희나 이학수가 아니라 이상호 기자를 출국금지시키고 바로 소환했다. 정말로 ‘독수독과’, 즉 썩은 검찰에서 썩은 수사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전지윤, ‘진실을 덮으려는 범죄자들’, 격주간 <다함께>2005.8.16

세상에, 검찰에 뇌물먹인 이건희는 감옥 안 가고, 뇌물 폭로한 사람들만 피박쓴 거다.

이게 이 나라의 꼬라지다. 그리고 삼성이 욕먹는 이유다.

이제 잘 알겠으면 서명 부탁한다. 노회찬 구하기 서명이다.

사실, 난 서명보다도 시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게 더 효과적이라고 보지만 서명도 나쁘지 않다. 좋은 출발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서명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뭐든 하면 좋은 거니까.

이 후에도 양심의 가책을 못 이긴 삼성 내부 출신의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온갖 비리를 폭로했는데, 이것도 떡검(삼성에게 떡값을 받은 부패 검사라는 의미)들이 다 덮어줬다. 이건희는 숨겨둔 비자금을 다 꺼내 세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이건희는 지금도 멀쩡히 잘 살아서 자기 할 일 다 하고 돌아나닌다.

바른말 하면 잡아가는 사회. 바른말 하면 벌 받는 사회. 우리나라 좋은나라다. Cbar[각주:3].

  1. 더블에스양껏들이라고 읽는다. 오해하지 마라. 검찰 모독한 것 아니다. [본문으로]
  2. 아니, 고려대가 대준 경호댄가? 진상을 모르겠다. 학교에서 대준 사람들이었는지, 삼성에서 같이 온 사람들이었는지. 아마 섞여 있었겠지 뭐. [본문으로]
  3. 이건 홍대 어딘가에 있는 바 이름이다. 욕으로 오해하시 마시라.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