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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논평

[이집트] 군부의 반동과 노동 진영의 대응 등 상황 정리 및 단상

<레프트21> 추천 외부글에 있는 <참세상> 기사 "6월 30일 이후 이집트 노동자 - 무르시 해임에 대한 이집트 노동운동의 입장과 평가"를 읽고 정리한 것과 떠오른 단상이다.

△이집트 군부는 ‘테러와의 전쟁’ 중 - 군부는 무슬림형제단에 이어 혁명 자체를 ‘테러’라며 도륙하고 싶어한다. ⓒ사진 출처, @Eslam Mokka (트위터), <레프트21>에서 재인용

낯선 단체와 이름 때문에 심혈을 기울여 봐야 하는데, 여튼간에 핵심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독립노조연맹과 민주노동회의는 독립노조들의 연맹체이며 혁명 이후 새로 생겼다. 어용 노조였던 곳은 이집트노총이다.)

  • 7월 26일 정권(국방부 장관)이 호소한 "테러에 맞선" 시위에 대해 독립노조연맹은 "노동자 파업 권리 옹호", "테러에 맞선 국가 권리 인정" 이라는 두 성명을 발표했다. (내가 보기엔 지켜보자는 태도였던 것 같다.) 사회정의를 위한 이집트 센터 등 인권 단체들은 이 시위 호소에 우려를 표명했다. (즉, 군부에 비판적인 세력도 만만찮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독립노조연맹의 상당수 지도자들은 독립노조연맹 출신 노동부 장관(아부 에이타)에게 기대를 걸었다. (즉, 어느 정도는 군부 정권이 의도한 효과를 낸 듯하다.)
  • 독립노조연맹의 지도자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집행위원회 성원인 라마단이라는 사람은 “군대와 구정권 부역자가 (6월 30일 운동을) 납치했다”고 말했다. (즉, 독립노조연맹 지도부 내 군부에 반대하는 소수파가 있다는 이야기다.)
  • 독립노조연맹 지도자의 소수파, 알렉산드리아노동자상임회의, 사회적 정의를 위한 이집트센터(인권 단체)는 군부를 대변하는 임시 대통령의 조처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것도, 군부에 반대하는 세력이 만만찮게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알렉산드리아노동자상임회의는 아마도 알렉산드리아지역의 독립노조 연맹인 것 같은데 독립노조연맹 세 개 중 하나로 언급된 것으로 보아 새로 등장한 독립노조연맹 중 비중있는 세력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 자유주의자인 엘바라데이 부통령은 8월 14일 학살에 대한 항의 표시로 사임했다. (군부의 학살이 대중적인 반감을 얻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 군부는 8월 초에 수에즈 노동자들의 파업을 폭력 진압했다. "새 정부의 의도가 더 명확해지며 아부 에이타에 대한 비판도 늘어가고 있다."(이건 기사 인용이다.)
  • "무르시의 무슬림형제단은 역사적으로 산업 및 서비스 노동자 사이에서 거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렇게까지는 몰랐었다.)

그리고, 최근에 들은 이야긴데, 무슬림형제단의 지지율이 여전히 30%라고. 

다음은 최근 군부의 만행인데, <레프트21> 기자 김종환이 <뉴욕타임스> 기사를 보고 일부를 정리해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다.

  • 혁명단체 '4월6일청년운동' 활동가 2명은 간첩 혐의로 기소됐다. 서방의 지원 아래 군을 음해한다는 것이다.
  • 수에즈 철강 노동자들은 파업을 벌이자 "무슬림형제단 사주를 받고 국가를 혼란에 빠뜨리려 한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한때 독립노총위원장이었던 노동부 장관은 "다른 공장에도 무슬림형제단들이 있다" 하고 말했다.
  • 군인이 자신의 동료 기자를 부당하게 살해했다고 인터뷰하자 그는 2시간 뒤 '불법무기 소지'로 체포됐다.
  • 섹슈얼리티 영화를 감독한 캐나다인과 팔레스타인에 가려던 캐나다 의사는 무슬림형제단에 협력해 경찰을 습격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 (말로만 이집트를 비난하고 지금도 이집트 군부에 13억 달러를 지원한) 미국 오바마는 케냐에 있는 이복형제를 통해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한다는 공개적 비난을 들어야 했다.

혁명은 엄청난 일들을 순식간에 해치운다. 그러니 상황은 엄청나게 복잡해진다. 혁명가들은 이 물살을 말 그대로 "기예있게" 헤쳐나가야 한다. 혁명은 혁명가라고 봐 주는 법이 없다.

여기까지 상황을 종합해 보면 지금 이집트 RS는 군부에 맞서는 투쟁을 적극적으로 벌여야 한다. 특히 노동자들 사이에서 그래야 할 것이다. 그런데 RS가 그걸 모를 리 없다. 그건 잘 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 번에 <레프트21> 기자 김종환이 언급한 게 핵심 쟁점일 것이다. 군부에 맞서 광범한 세력을 모아야 할 텐데, 거기 무슬림형제단이 포함되는가다. 위 기사들을 토대로 볼 때 무슬림형제단과도 손을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슬림형제단 시위대가 온다고 군부 반대 시위를 서둘러 해산했다는 기기 이브라힘의 언급을 보면 심한 우려가 든다. (기기 이브라힘은 영어로 곧잘 이집트 상황을 쓰는 유명한 블로거이자 RS 활동가다. 미국 무슨 잡지에서 이집트 혁명의 리더 중 하나로 꼽힌 적이 있다.)

이집트에서는 명확한 마르크스주의적 관점과 전술적 기예가 모두 필요한 상황이고 판돈이 아주 크다. 그런데 RS는 작다. 불안한 상황이다. (그리고 군부는 상당히 유능해 보인다.) 그러나 혁명적 상황은 몇 년 더 펼쳐질 테고 (아마도...) RS에게 기회는 몇 차례 더 있을 것이다.

100년 전의 혁명적 상황들보다 불리한 것 투성이지만, 적어도 두 가지는 확실히 유리하다. 하나. 100년 간의 이론적 발전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우리는 노조 관료주의, 개량과 변혁의 차이, 공동전선 등을 모두 이론적으로 분명히 알고 있다. 둘째는 노쇠한 자본주의가 공황 대신 장기불황을 택하면서(국가의 대기업 수혈), 위기가 상당히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혁명적 사태 역시 비교적 느리게 흘러가고 있다. 100년 전보다 좀더 여유롭게 사태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집트 RS뿐 아니라 그리스 SEK도 있고, 10~20년 동안 세계 곳곳에서 혁명적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이번 혁명기는 느리게 흐른다는 점에서 혁명가들에게 비교적 '관대한' 혁명이 될 것 같다. 이집트의 상황을 보면 조급함이 드는 것도 사실이겠지만, 혁명가들은 한편으로는 사태를 전체적/종합적으로 조망하면서 꼼꼼히 앞날을 준비해야 한다.

*덧붙이자면: 아랍 혁명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여기로 : <레프트21> 집중이슈 - 심화하는 아랍 혁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