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와 파업
내가 사회주의자도 되기 전의 일이다. 나는 그 전에 간디의 사상에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민중신학에도 관심이 많았다. 함석헌 선생이 내시던 잡지 《씨알의 소리》가 여전히 나오고 있었고, 나는 그 잡지를 구입해 읽었다.나는 폭력으로 바꾼 세상은 폭력으로 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즉, 폭력혁명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폭력을 행사하며 세상을 바꾸는 과정에서 세상을 바꾼 주체 자신이 폭력으로 인해 변질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이건 구체적인 과정을 무시하는 운명론이다.물론 역사에서 이를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 폭력을 통해 이룩된 체제가 비폭력적으로 확립된 사례를 들은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당방위가 폭력인가 아닌가 하는 논의로 들어가면 내가 좀 단순하게 생각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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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이론과 실천의 결합, 새로 나온 계간지 《마르크스21》
《마르크스21》이라는 잡지가 서점에 깔리기 시작했다. 아래는 인증샷이다.마르크스21 홈페이지에서 정기구독도 할 수 있다.잡지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히는 부분은 경제다.마르크스주의 경제 분석예컨대, 마르크스21 4호에 실린 '칼 폴라니 사상에 대한 비판적 평가'라는 글은 경제 위기 속 대안에 대해 다룬다.현실 경제에 대한 분석도 흥미롭다. 마르크스21 1호에는 '금융 위기와 실물경제'라는 글이 실려 있다. 5호에도 '한국 경제 불안정한 회복의 이면'이라는 글이 실려 있다.이 외에도 '새사연의 경제 분석과 대안(새사연은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약자로, 손석춘 선생이 만든 연구기관이다)이나 '우석훈과 사회적 경제'는 현실에서 실제로 지지기반을 가진 경제적 대안에 논쟁을 거는 것이므로 흥미롭게 읽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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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윈, 《마르크스 평전》
프랜시스 윈의 《마르크스 평전》은 내가 아는 한 마르크스에 대한 최고의 평전이다.이 책에 대한 서평을 링크한다.올 여름에 꼭 읽어야 할 책 - ≪칼 마르크스 평전≫, 프랜시스 윈(월간 3호 | 발행 2001-08-01,링크 타고 가면 나오는 서평 모음 페이지의 맨 아래쪽 서평이다.)서평을 일부 인용한다.아마도 마르크스에 대한 가장 흔한 비판은 그의 예측이 터무니없었다는 것일 게다. 따지고 보면 ≪공산주의 선언≫ 이후 1백50년이 흘렀는데도 자본주의는 살아 있고 그것도 잘 살아 있다. 프랜시스 윈은 "마르크스의 낙관주의는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한다. 마르크스는 언제나 어리석을 만큼 낙천적이었다. 모름지기 혁명가란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마르크스의 세계 시장에 대한 비전은 신기할 정도의 선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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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노동OTL - 오늘을 사는 전태일들
선배에게 이 연재하는 노동OTL이라는 게 있단 소릴 들었다. 이 사회 가장 밑바닥에서 시급 4천 원짜리 일을 하며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했다. 기자가 직접 체험하고 쓴 기사라고 했다.그 뭉클함, 그 생생함, 그 분노란.https://h21.hani.co.kr/arti/SERIES/1799인상깊었던 구절을 소개한다. 2009년 9월 25일자에 실린 '15만 원 남았다. 희망은 남지 않았다'에 나온 구절이다.8월23일 일요일, 서울 용산 멀티플렉스에서 영화를 보았다. 공장밥에 길들여진 뱃속에 카르보나라 스파케티와 포르시타 피자를 넣었다. 그리고 저녁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었다. 영화 티켓 비용을 뺀 5만4940원이 내 카드 명세표에 기록됐다. 불과 10시간 만의 일이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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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본질 ─ 소설가 조정래의 이야기를 보다가…
마르크스는 국가를 ‘부르주아 집행위원회’라고 불렀다. 이건 국가를 좀 얕잡아본 것이긴 하다.그러나 국가와 자본이 긴밀한 연관관계에 있다는 마르크스의 통찰은 전적으로 맞다.국가란 무엇인가이런 논의를 위해서는 '국가'란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를 해야만 하겠다. 국가=국민 이라는 등식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마르크스가 말한 바, 국가는 국가 기구다.국가 기구라고 하면 동사무소 직원들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진 않다.소설가 조정래 씨가 《태백산맥》 덕분에 검찰한테 탄압받았던 때를 이야기하면서 후배가 한 말을 인용했는데, 국가 기구의 본질을 잘 통찰한 것이라 생각해 인용한다.햇볕정책을 내세우며 북한을 오간 정권도 사건에는 아무 관심도 없이 끝났습니다.“아예 상을 탈 생각도 하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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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도이처, 《비무장의 예언자 트로츠키 : 1921-1929》
아이작 도이처의 이 책을 읽는 것은 꽤 불쾌한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러시아 혁명 이후 고립된 소비에트 공화국이 어떻게 타락해 가는지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레닌의 걱정레닌의 유언장은 이제 와서는 잘 알려졌다. 레닌은 스탈린을 폄하하고, 자리에서 끌어내릴 것을 주장했으며 트로츠키가 개중 가장 낫다고 주장했다.레닌의 유언장에 대해 유훈통치라며 비난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레닌의 유언장은 유훈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언장의 공개여부까지 투표로 결정했다. 공개하지 않는 결정에 대해 트로츠키는 항의했지만 받아들였다. 다수결이라는 게임 규칙을 모두가 준수한 것이다.그런데 레닌의 유언, 국가의 관료화 정점에 있는 스탈린에 대한 경고는 볼셰비키 정치국이 가려서는 안 되는 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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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파업 결과는 노동자의 미래다
맑시즘2009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쌍용차 가족대책위 이정아 대표의 연설이었다.가슴 떨리면서도 힘찬 그 연설은 사람들의 눈물을 자아냈다.(아래쪽에 첨부했다.)경제 위기와 쌍용차 투쟁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기업이 파산지경에 이르면 노동자들을 자르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솔직히 능력 있으면 다른 데 취업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말이다.상식적인 소리일 수 있다.마르크스는 상식을 증오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바로 이런 '상식'을 두고 한 소리다.자본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는 저런 소리가 의문을 사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호황기, 어디에나 취업이 잘 되고 노동력이 오히려 모자라던 시대 같은 때라면 말이다.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한가롭게 '다른 데 취업하라'고 말하는 다른 노동자가 있다면, 다시 한 번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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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와 노동자 투쟁
사람들은 마르크스에 대해 잘 모른다. 요즘은 1980년대 같지 않다. 나도 마르크스를 알기 전에는 ‘폭력 혁명의 주창자’가 유일한 이미지였으니까 말이다.그러나 마르크스의 방법론은 꽤나 면밀하다. 마르크스의 방법론은 전혀 추상적이지 않고, 따라서 호오가 분명하다. 마르크스주의의 분명한 장점이다.그리고 그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사회 변동의 힘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명확히 한 점이다. 인류 역사에는 수많은 반란이 있었다. 그러나 그 많은 반란 중 성공에 이른 반란은 많지 않다. 서양에서는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에서 시작해, 한국 역사의 망이 망소이까지. 피지배계급이 일으킨 반란은 참혹한 학살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중국은 약간 다르지만 결과는 같았다. 농민 반란은 자신들의 왕을 배출했다. 한나라를 세운 유방과 명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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