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에서 근무했던 친구에게 들은 말이다. 노동부장관 앞으로 오는 노동자들의 편지가 있다고 한다. 그런 편지를 보내는 제도가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사연을 적은 절절한 이야기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 친구 이야기를 듣고 완전히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 얘기인 즉슨, 노동부 장관에게 보내는 편지만 골라내서 버린다는 것이다.
현대판 신문고?
드라마 <최강칠우>의 주인공 칠우는 신문고를 두드리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하는 나졸이다.
칠우의 아버지는 신문고를 친 중인이었는데, 역모죄로 살해당한다.
칠우는 나름대로 정의를 구현해 보고자 나졸에 지원했지만, 정의는커녕 언로를 막는 역할만 하게 된 데 자괴감을 느끼며 산다.
(드라마의 내용이 항상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선시대의 억압상에 비추어 볼 때 이래저래 신문고는 조선시대의 정권 홍보 도구에 불과했을 것 같다.)
노동부에서, 노동부 장관 앞으로 오는 온갖 사연을 제거하는 역할을 했을, 내가 모르는 그 직원도 칠우와 똑 같은 느낌 아니었을까.
이래저래 믿을 것은 가진 놈들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부릅뜬 두 눈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외로워할 것은 없다. ‘가진 놈들’은 인구의 1퍼센트밖에 안 되지만, 우리는 훨씬 많으므로. 그래서 함께 눈을 부릅뜰 수 있으므로.
뭐, 내 얘기를 안 믿어도 상관 없다. 나도 들은 얘기를 그대로 옮긴 것에 불과하다. 나도 미네르바처럼 잡혀가고 싶지 않다. 물론, 내가 글 하나로 20억 달러를 손해나게 할 정도로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잡혀갈 걱정은 안 한다.
추가 내용 : 손한나씨가 댓글을 남겨 신문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려 주셨다. 아래 댓글을 보면 알겠지만, “옛날 신문고는 처음에는 모든 백성들에게 개방 되었으나 지방관의 강력한 건의(아마 수탈을 못하니 )로 업격한 규정으로 바뀌어 양반만 할 수있고, 그것도 드라마에서 보듯 강력한 무고죄를 생각하고 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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