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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원자력이 녹색 성장을 이끈다는 거짓말

요즘 지하철을 타면 기분이 나빠지는 게 한두개가 아니다.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가 겉만 번드르르한 홍보물들을 너무 예쁘게, 감성적으로 잘 편집해서 붙여놓았기 때문이다.(서울시 여행 프로젝트 비판 ─ 시 행정이나 잘하길) 시민 편의나 안전을 위한 핵심 서비스는 뒷전이면서 아침인사로 생색만 내는 것도 짜증난다. 경영진이 직원들을 얼마나 달달 볶을까. (지하철공사의 불쾌한 아침인사 ㅡ 부실을 가리는 친절)

그런데 최근에는 지하철에서 나를 분노하게 한 홍보물을 봤다. 바로 한국수력원자력(주)의 ‘녹생성장의 힘! 원자력’이라는 홍보물 때문이다.

녹색이라는 거짓말

녹색과 원자력은 안 어울린다. 원자력이 화석연료에 비해 CO2를 덜 내뿜는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다음 기사를 보자.

정부는 핵발전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이다. 핵발전은 우라늄 채굴과 추출, 운송과 가공, 원자로를 밀폐할 거대한 콘크리트 건축물과 폐기물 저장소 관리까지의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핵산업 기반시설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며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엄청나다.

핵발전 옹호자들은 이러한 내용을 고의로 누락시키는데, 이는 마치 수돗물은 수도꼭지에서 나온다고 하면서, 상수원과 수도 관리는 무시하는 것과 같다.

김종환(연세대 대기과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이명박의 ‘저탄소 녹색성장’은 사기다, 2008-10-27

안전이라는 거짓말

체르노빌 원자력 사고의 끔찍함을 기억한다면, 원자력을 확대하겠다는 미친 소리는 하지 않을 것이다. 체르노빌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도 원자력 발전소는 안전하다는 홍보가 판을 쳤다. 이 사고 하나만으로 그런 안전성 신화는 깨졌다고 볼 수 있다.

다음 링크에는 짤막하지만 괜찮은 자료가 있다.

아래 사진들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에 관련한 사진이다.

체르노빌 원자력 사고, 폐허와 기형

△ (좌)체르노빌 폭발 현장 (우)체르노빌 사고로 인한 기형아들
(출처 : http://www.mahalo.com/answers/history/what-is-one-photo-that-defines-the-year-1986)

체르노빌은 옛일이 아니다. 다음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2007년 7월] 16일, 일본에서 일어난 강한 지진으로 핵발전소에서 방사능이 포함된 냉각수가 유출되고 방사성 폐기물 드럼통들이 쓰러져 뚜껑이 열리는 사고가 일어났다.

세계 최고 수준의 내진 설계 능력을 자랑하는 일본에서도 핵발전소의 ‘안전’은 불확실하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이번 사고로 유출된 방사능 물질에서 나오는 방사선은 소량으로도 백혈병ㆍ뇌종양ㆍ백내장ㆍ불임ㆍ수명단축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김종환, 핵발전 확대 시도는 위험천만한 도박이다, 2007-07-26(꺽쇠 안은 허대수)

이명박은 거짓말을 멈춰라

‘저탄소 녹색 성장’은 거짓말이다. ‘고탄소 회색 성장’일 뿐이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도 이명박은 좀 그만 일했으면 한다.

아울러, 거짓말을 겉만 번드르르한 포장지로 감싸서 홍보하는 미친 짓은 당장 그만 둬야 한다고 본다.

저들은 왜 원자력에 집착하는가?

질문이 하나 남는다. 국가 엘리트들은 왜 원자력에 집착하는가 하는 문제다.

미국과 북한을 생각해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원자력 발전은 핵무기와 직결된다. 군사적 패권주의를 추구하는 각국의 엘리트들은 모두가 원자력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는 것이다.

참, 관련책 두 권을 추천한다. 탐구를 심화하고 싶은 사람들은 참고하라. (아직 내가 읽은 건 아니다.) 링크를 클릭하면 알라딘으로 연결됩니다.

일부 댓글에서 제기된 문제

핵발전을 찬성하는 사람들도 지구 온난화가 이산화탄소 때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어이없는 논리를 사용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직접 이렇게 왕림하여 댓글을 달아 주실 줄은 몰랐다.

대안에너지가 별로 좋지 않으니까, 혹은 핵이 얼마나 나쁜지 명확하지 않으니까 - 즉, 아는 게 없으니깐 - 핵이 문제라는 소리를 닥치란 소리는, 내가 혐오하는 불가지론 논리다. 그런 논리를 펼치는 사람들에게는, 머리는 왜 달고 다니냐고 묻고싶다.

어쨌든, 핵과 대안에너지가 얼마나 어떤 차이가 구체적으로 있는지는 궁금해할 사람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시간이 없어서 구체적 자료조사에는 한계가 있지만 잠깐 짬이 난 틈을 타서, 집에 있는 책 일부를 인용했다.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인용>

2004년 11월의 한 연구에서 영국 ‘지구의 벗’은 영국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현실적인 해결책들”을 조사했다. 그들은 영국에서 핵 발전이 2배 증가하더라도 온실가스 배출은 겨우 8퍼센트만 주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이 사실이 인상적으로 보였지만, 이것은 “우라늄 채굴과 운송, 핵 연료봉 제조, 핵 발전소 건설, 그리고 핵 폐기물의 보관과 처리”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제외한 결과이다.(지구의 벗 2004년 브리핑, ‘왜 핵 에너지는 기후 변화에 대해 실현가능하고 안전한 대답이 아닌가?’ available at www.foe.co.uk) 영국의 “가장 권위있는 연구”에 바탕을 두고 ‘지구의 벗’이 내린 결론은 핵 발전은 “지구온난화를 불러일으키는 가스를 풍력 발전보다 50퍼센트나 더 많이 배출”한다는 것이었다.

마틴 엠슨, 기후 변화, 왜 핵 에너지는 대안이 아닌가, 다함께,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