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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위구르 억압, 테러와의 전쟁, 그리고 코로나 기술 문제를 다루는 글들에서도 중국은 억압적 권위주의 통치를 위해 기술을 악용하는 국가로 등장합니다. 사실이죠. (그러나 소위 "민주" 국가들도 노골성 차이는 있을지언정 만만찮습니다.) 특히 신장 위구르 지구는 안면인식 감시 카메라와 전자 신분증으로 촘촘하게 감시되고 있습니다. 위구르인들은 VPN(인터넷 접속 내역을 숨길 수 있는 수단)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몇 개월간 구금될 수 있습니다. 미중갈등에서 위구르 인권 문제가 미국의 무기가 돼 있다 보니 서방 언론에 위구르 문제가 자주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보는 이 사이트도 기술 언론인데 위구르 문제를 몇 번 다뤘습니다. 그중 이 글은 위구르 억압을 생생하게 폭로합니다: 중국의 감시 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코로나 기술’ 그런데 이 글에는 .. 더보기
개혁주의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분석 2016년 2월 26일에 한 토론의 필기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으로, 2016년 3월 3일에 작성한 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본주의가 정상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다. 보통은 의회를 통한 변화만을 생각한다. 그래서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통해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을 공상적이라 여긴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관념을 모두 다 받아들이는 사람은 소수다. 물론 혁명적 관념을 모두 받아들이는 사람도 소수다. 자본주의가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근본적 변혁까지는 생각하지 못하는 태도, 이것이 개혁주의의 뿌리다. 즉, 개혁주의는 누가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런 것이다. 오늘날 개혁이냐 혁명이냐 하는 논제는 낡은 것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리스에서 집권한 좌파 개혁주의 정당 시리자가 금세 대중의 .. 더보기
바뵈프 - 역사 최초의 혁명적 사회주의 단체 창립자 아래 인용은 《사회주의의 두 가지 전통》(핼 드레이퍼, 노동자연대) 옮긴이 머리말의 일부를 가져온 것이다. 바뵈프에 대한 상세한 한글 자료가 웹상에 없는 것이 안타까워 올려 둔다(2017년 2월 21일). [앞부분 생략] 드레이퍼가 이 소책자를 쓴 것은 1966년 겨울이다. 어떤 잡지(New Politics라는)에 기고한 글이었는데도 그 뒤 여 차례 인쇄를 거듭하며 소책자로 출판됐다. 그가 이 소책자를 집필하던 당시에는 영어권에서 관련 사료가 충분치 못해 불가피하게 서술이 불공정한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뵈프에 관한 부분이다. 1980년대까지도 영어권에서 흔히 알려져 있기로는 바뵈프는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는데도 쓸모 없는 무장 봉기 음모나 꾸민 블랑키의 선구자 격인 공상적 음모가였고, 실제로 그런 음모 .. 더보기
광고 후기 시대 미디어의 오래된 미래 — 뉴스가 19세기로 회귀중인 이유 〈아틀란틱〉의 “The Media’s Post-Advertising Future Is Also Its Past — Why the news is going back to the 19th century” 번역이다. 원 저자는 데렉 톰슨(Derek Thompson), 역자는 이원웅이다. 2019년 2월 13일에 번역했던 것을 지금 올린다. 이 글은 신문이란 매체가 오늘날 처한 환경을, 수입원을 중심으로 해서 역사적 사례와 비교해 다룬다. 글의 필자는 20세기에는 광고 덕에 수익성이 좋았던 뉴스 산업이, 오늘날에는 광고를 여러 곳에 빼앗기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한다. 구글, 페이스북, 심지어 아마존까지 신문의 광고를 빼앗아가고 있다. 여기까지는 흔히 볼 수 있는 분석이다. 이 글이 흥미로운 지점은 그것이 .. 더보기
빅테크 규제와 선거, 지정학적 문제 최근 미국, 유럽, 중국이 모두 빅테크를 규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CEO들이 미디어에 혁신적 자본가로 그려지던 10년 전과는 완전히 그림이 달라졌죠. 빅테크 규제에 대해 다룰 때 선거와 연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트럼프 당선이 페이스북 때문이라는 신화와 연결되죠. 지금 제가 이 글을 쓰는 계기가 된 글(규제와 빅테크 기업의 겨울)도 지금 규제를 서두르는 이유로 2022년 미국 중간선거와 프랑스 대선을 꼽고 있습니다(Exciting f(x)는 디지털 산업 관련해서 제가 참고하곤 하는 사이트입니다). 물론 정치인들이 선거적 이해득실을 따지면서 정책을 추진하는 게 당연히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더 중요한 요소가 있다고 봅니다. 저변에 흐르는 지정학적 갈등 문제입니다. 미중갈등에서 미국은 중국의 첨산단업.. 더보기
베트남전 반대 운동에 기여한 ‘네이팜탄 소녀’ 사진을 차단했던 페이스북 2020년 11월 25일에 쓴 글입니다. ‘네이팜탄 소녀’. 1972년 베트남전 당시 미군은 마을 사원에 네이팜탄을 투하했다. 9살이었던 판티 킴푹의 옷에는 불이 붙었다. 킴푹은 옷을 벗어던지고 달아났다. 마침 그 자리에 있던 AP통신의 사진기자 후잉 콩 우트가 이 장면을 촬영했다. (우트는 촬영 후 킴푹을 곧장 병원으로 싣고 가 치료했다. 킴푹은 전신 30%에 3도 화상을 입었고 13개월 동안 입원해 있으며 여러 차례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 사진은 베트남전의 실상을 폭로했고, 나중에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이걸 지금 공유하는 이유는, 페이스북이 이 사진을 ‘아동 포르노’라며 차단했던 것때문이다. 2016년에 많은 항의를 받고 나서야 이 사진을 허용하게 됐다고 한다. 우리가 무엇을 공유할 수.. 더보기
SNS의 사적 검열은 괜찮은가? 2020년 11월 22일에 쓴 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차단 정책은 의문을 떠올리게 한다. 중요하게는, 마크 저커버그 같은 선출되지 않은 인물에게 공론장에서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는가에 대한 최고 결정권이 있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문제가 있다. 페이스북은 극우뿐 아니라 좌파 또한 표적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페이스북은 페이지를 정지시키고 사용자를 차단함으로써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공격했다고 비난받아 왔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기술 회사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지 않다. 이 회사들은 점점 국가와 중요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서 이 회사들이 맡은 역할을 보면 더욱 그렇다. 구글 같은 회사의 경영진은 SAGE(응급 상황을 위한 과학 자문 그룹) 회의에.. 더보기
독일 국가의 텔레그램 협박은 표현의 자유 침해 독일 국가가 텔레그램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주지사 살해를 모의한 안티 백신 운동 조직 등 극단주의 조직들이 텔레그램을 사용한다는 이유입니다. 정부에 협조1하지 않으면 벌금 5500만 유로(약 744억 원)를 매길 수 있다고 합니다. 앱 차단도 고려할 수 있다고 합니다(내무부 장관). 그런데 이 “극단주의”라는 말은 조심해서 봐야 합니다. 지배자들은 극단주의를 핑계로 억압 조처를 강화하거나, 좌파적 저항에 극단주의라는 딱지를 붙이곤 합니다. 전자는 프랑스 마크롱이 한 일이고, 후자는 트럼프가 즐겨 사용한 방법이죠. 트럼프는 오카시오 코르테스 등 DSA 의원들을 극단주의자라고 비난했습니다. BLM 운동에 대해서도 극단주의(극좌) 조직인 안티파가 배후에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텔레그램은 테러 조직이나 범죄조직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