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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

고려대 ‘폐지 전쟁’, 학교 당국의 보복

이명박이 나온 학교라는 이유로 구성원 전체를 비난할 필요는 없지만, 고대 당국만큼은 이명박만큼이나 지독한 것 같다.

다음은 내가 즐겨 읽은 신문인 <레프트21>에 올라온 기사다.

고려대 당국은 2년에 한 번씩 있는 용역업체 재계약을 이용해, 지난 11월의 성과를 무로 돌리려 하고 있다. 고려대 당국은 확약서에 서명한 두 용역업체를 명확한 이유 없이 사실상 해약 통보하고, 노동탄압으로 악명이 높은 두 업체의 출장소를 고려대 건물에 입주시켰다.

새로운 두 업체 중 하나인 ‘프로종합관리’는 서울지하철 환경미화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용역업체인데, 노동자들의 투쟁 때 연대한 민주노총 여성연맹 위원장을 감금하고 폭행한 전력이 있는 악명 높은 업체다. 다른 하나인 ‘고암’ 역시 단국대학교 환경미화 노동자들을 관리하며 노동조합 파괴에 앞장선 업체다.

- 김준효(고려대 학생), [‘폐지 전쟁’ 승리에 치졸하게 보복하려 드는 고려대 당국]고려대 환경미화 노동자 투쟁 재돌입

이건 뭐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온다. 고려대 총장 이기수는 <고대신문>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기수 총장은 지난 16일(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폐지 논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장은 “이미 계약된 사항을 파기할 순 없으나 관련업체들과 재계약할 때 미화업체 직원이 섭섭해 하는 부분이 생기지 않게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 장민석 기자, 이 총장, '폐지문제 해결하겠다', 2009년 11월 21일 (토) 20:58:02

“관련업체들과 재계약할 때 미화업체 직원이 섭섭해 하는 부분이 생기지 않게 최대한 고려”하는 것의 실체가 드러났다. 노조 파괴로 유명한 용역업체를 들여 오는 것이었다.

김연아 선수 옆에서 껄떡대기나 하고, 힘없는 노동자들에게는 막 대하고. 재수없는 ‘놈’들의 전형적인 모습 아닌가

이기수 총장의 저 말은, 한 마디로 “섭섭해 하지도 못하게 입을 다 틀어 막겠다”는 말이었던 것이다.

그래, 문제 해결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문제 제기도 하지 못하게 두드려 패는 것도 일종의 해결방식이라면 해결방식인 것인데, 이기수 총장의 해결 방식은 이런 것인가 보다.

혀를 끌끌 차게 만드는 일이다.

그나마 고려대 학생들이 환경미화 노동자들과 적극 연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방학이라 학생들이 학교에 많이 없는데, 부디 고대 학생들이 환경미화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힘을 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