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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

끝나지 않은 학생징계-출교 사건, 고대녀 김지윤이 또 유인물 뿌린 이유는

(이 글을 쓴 저 역시 지윤이와 함께 출교당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김지윤"이라고 쓰겠습니다.)

위에 고대녀 김지윤이 유인물을 돌리고 있는 사진은, 이틀 전인 9월 22일, 1시 3분에 고려대에서 찍은 사진이다. 김지윤은 왜 아직도 고려대에서 유인물을 돌리고 있을까?

출교된 이후 법정에서 출교 무효 판결을 받았으나, 학교가 다시 퇴학을 내리고, 법정이 퇴학 무효를 판결하자 이번엔 무기정학을 내린 덕분에, 3년이나 지난 아직까지도 학교에서 유인물을 뿌리고 있는 것!(전 출교생들이 뿌린 유인물의 내용은 고려대 출교생들 싸이월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위 유인물은 재판 전날, 재판 소식을 알리기 위해 뿌린 유인물이다.

근데 출교가 뭘까.

출교

2006년, 벌써 3년 전 일이다. 고려대에서 이름도 생소한 출교라는 징계가 있었다.

출교란 게 뭔고 하니... 사전에도 없는 말이다.

네이버 사전에서 찾은 다음 단어를 바탕으로 하면 뜻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출교 [黜敎]
[명사]<종교> 신자의 자격을 박탈하여 교인을 교적(敎籍)에서 내쫓는 일.

위의 출 자(字)는 내칠 출(黜) 자다. 위의 교 자가 종교 할 때 교 자니까, 학교 교자로 바꾸면 출교란 단어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렇게 바꿔서 해석할 수 있겠다.

출교 [黜校]
[명사] 학생의 자격을 박탈하여 학생을 학적(學籍)에서 내쫓는 일.

내가 아는 바로는, 입학 기록까지 삭제하므로 아예 졸업 사실 자체를 지워버리는 최강의 징계라는 것이다. ㅎㄷㄷ;;

완전 후덜덜이다

출교의 이유는?

고대녀 김지윤을 포함한 7명이 출교를 당했던 이유는 뭘까? 한마디로 말하면... 이것도 복잡하다.

자, 최근 중앙대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해 보자. 무슨 일이 있었나?

중앙대학교 학생 4명이 진중권 교수의 해임에 반대해 총장실로 항의방문 갔다는 이유로 징계 위기에 처해 있다. … 학생들은 비서실의 허락을 받아 총장실에 들어 갔고, 진중권 교수 해임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단 몇 분간 색종이를 붙이고 나왔을 뿐이다.

- 진중권 교수 해임에 항의한 학생들의 행동은 정당하다 - 중앙대는 모든 징계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최미진 기자, <레프트21> 2009-09-12) 강조는 내가

몇 분간 색종이를 붙이고 나왔을 뿐인데 징계 위협을 해서 학생들을 쫄게 만들었다. 다행히 징계 시도는 무산됐다고 한다.

이런 류의 사건이 고려대에서도 벌어진 것인데, 훨씬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징계의 강도도 그만큰 셌던 것이다.

출교 전에 있었던 사건들1 - 이건희 시위

일단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나도 함께 했던 2005년 고대생들의 이건희 시위다. 지금이야 X-File 등 삼성의 불법행위가 공공연한 게 됐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대중적으로 삼성의 불법행위가 알려지지 않았던 때다. 고대생들이 이건희의 고대 방문에 맞춰 시위를 했을 때 조중동은 학생들을 마녀사냥했다.

고려대 당국은 처장단이 일제히 사표를 내는 등 호들갑을 떨고 넙죽 업드린 다음, 50명을 징계하겠다고 엄포를 놨다가 ... 못했다. 왜? 워낙 쪽팔린 일이었으니까... ㅋ

위에 보이는 사진은, 이건희 시위 직후에 학생들이 벌인 캠페인 사진이다. 가장 오른쪽에 보이는 세 명, 출교됐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사람은 당시에도 징계 대상자였다.

출교 전에 있었던 사건들2 - 자치 탄압 가속화

고려대 당국은 이건희 시위 이후에, 마치 지금 이명박이 노조든 시민단체든 모두 박멸 대상으로 보고 탄압하는 것과 비슷하게, 학생 자치조직을 말살하려고 했다. 표현의 자유가 제약됐고, 지원금이 끊기기 시작했다. 정확히 MB 정부가 시민단체들 대하는 태도, 노조 대하는 태도와 일치한다.

그 중 절정에 달했던 것이 새내기 오리엔테이션을 못 가게 만들려고 시도한 것인데, 이 때문에 200명 가까운 학생들이 1박2일 동안 입학처를 점거하는 일이 있었다.

거의 학교 당국과 학생들의 관계가 붕괴돼 있었던 것이다. 난 이 책임이 학교 당국에 있다고 생각한다.

출교 전에 있었던 사건들3 - 총학생회 불법화 시도

흔히 보건대 투표권 문제라고 알려져 있는 사건은, 정확히 이름붙인다면 총학생회 불법화 시도라 할 것이다. 학교 당국이 시시하게 통합된 보건전문대 학생들에게 투표권을 주는 게 옳으니 그르니 법리적으로 따지면서 그렇게 쪼잔하게 군 게 아니라는 것이다.

당시에 총학생회를 불법화하는 것은 유행이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불법 투표' 시비에 말려서 몇 개월 동안 점거 투쟁을 해야 했으며, 이화여대 동아리연합회가 '불법 투표' 시비에 휘말려서 고생했다.

갓 통합된, ‘고대생 자격 없는 전문대 학생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것’,[각주:1] 학교당국 입장에서 볼 때 이건 '총학생회 불법화'의 아주 좋은 구실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총학생회 선거 기간 내내 아무 말도 안 하던 학교 당국은, 급기야 투표 전날, 갑자기 '투표는 불법' 운운하기 시작했다. 대충 학생처의 '음모'(?)를 눈치깐 학생들은 '자치권에 왠 간섭이니?' 하면서 '인정 하렴!' 하고 시위를 시작한 것이다.

종합하면

종합하면 이렇다. 고려대 당국이 2005년~2006년에 고대 운동권 씨를 말리려고 했다. 그래서 엄청 큰 충돌이 벌어졌다. 그 와중에 학생들은 엄청난 징계를 당했다. ㅇㅋ?

그런데 이 사건이 왜 아직도 오르락내리락 하나. 그건 이 사건이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학생운동을 하던 학생들이 표적 출교를 당했다. 학교 당국은 말도 안 되는 날조를 해서 학생들을 마녀사냥했다.(이게 그 감금일지로 불리는 것인데, 날조로 가득하므로 반박할 가치도 못 느낀다. 대표적 반박은 민중의 소리에 있는 '교수님들 거짓말하지 마십시오'를 참고하라. 내 발언을 옮겨 적은 글이다.)

법정 판결 : 출교는 무효

학생들은 출교당한 직후에 천막농성을 시작했고, 2년 동안 지리한 공방이 오갔다. 그러다가 2008년 1월인가? 출교는 무효라는 판결이 나오고, 신임 총장이 '너네 풀어줄게' 하며 전격적으로 천막을 방문하면서 사태가 해결될 듯하더니만?

이 신임 총장이라는 사람은[각주:2] 출교생들이 천막을 걷으니까 '법원 판결을 존중해 퇴학!' 시켜버렸다.

법정 판결 : 퇴학도 무효

이 때부터 사건이 급격히 돌아가는데, 가처분 소송이라는 게 있다. 이건 한마디로 '급한 사람 빨리 판결하기' 제도다. 본 소송이 진행중인 사건에 대해서, 본 소송이 너무 늦게 나오면 별 의미가 없는 그런 경우에 한해 임시로 판결해 주는 제도다.

우리 출교생들은 퇴학 무효 가처분 소송을 걸어서 승소한다. 이게 2008년 3월. 그래서 복학. 해피엔딩인 줄 알았다.

우리는 여기저기 감사편지도 보냈고, 신문에도 크게 난다.(▷고려대 출교생들이 퇴학 무효 소송에서도 완승을 거두다)

그리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했다면 좋았을 텐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1년 후 무기정학

항상 역사는 가혹하다. 사실, 우리가 듣는 이야기들은 그 사람, 혹은 그 이야기의 최상의 부분에서 엔딩을 맞는다. 백설공주와 왕자가 결혼한 다음 맨날 부부싸움하고 살았을지, 왕자가 허구헌날 바람피고 다녔을지 어찌 아는가.

2008년에 무사히 복학한 출교생들... 그 중 3명은 2009년 2월에 졸업까지 한다. 그런데 2009년, 그러니까 올해 초... 갑자기 학교 당국이 이들을 부르더니...

'너네 그 2년, 학교 안 다닌 기간 있지? 그래, 그거. 그거 무기정학 당했던 걸로 하자~?'

이렇게 말한다.

무기정학 결정과정

그리고 또 무기정학 무효 소송이 시작됐다. 그리고 어제 재판이 있었다. 그리고 그 재판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우리의 나랑 고대녀 김지윤은 바로 고려대에서 유인물을 뿌리고 있었던 것이다.

유인물 뿌리는 고려대 출교생들

결론

이건 뭐 쓰다 보니 '출교를 말하다' 이런 게 됐는데, 사실 이거 문제가 많다. 출교로 검색해 보면 온갖 왜곡이 난무해 있기 때문이다.

정권이든 대학 당국이든, 여튼간에 나쁜 놈들은 항상 혈기에 불타는 젊은 애들을 싫어한다. 최대한 얘네를 길들이고 싶어한다. 중앙대 당국은 총장실에 들른 학생들을 징계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후 이렇게 담화문을 발표했다고 한다.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안국신 부총장은 이번 징계는 종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학교의 입장과 원칙을 일깨워 주기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징계 퍼포먼스”를 한 것이라는 글을 발표했다.

- 신동익(대학생다함께 중앙대 모임), 중앙대 학생 징계 - 사과를 거부한 최영화 씨의 단호한 태도가 징계 시도를 중단시키다, <레프트21> 2009-09-26

징계 퍼포먼스라... 요즘 대학 당국들은 왜이렇게 천박하기 짝이없을까.

그래, MB에 붙어먹은 나쁜 총장은 학생들이 말만해도 움찔움찔 쫄았던 것이었드랬다. 그래서 한 번 퍼포먼스로 운을 떠본 것이리라.

징계를 이딴 식으로 써먹으면 정말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한번 찍히면 지구 끝까지 쫓아가 징계한다! 는 이런 '고대 (당국) 정신'[각주:3]이 절대로 설 자리가 없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고, 그래서 출교생들의 무기정학 철회 운동에도 관심을 갖고 힘을 보태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응원메세지 쓰는 곳으로 직행할 수 있다.

출교생들 싸이월드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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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학교 입장에서 말이다. [본문으로]
  2. 법대 교수 이기수, 우리 김연아 선수 옆에 찰싹 달라붙어 과잉 경호하시던 그 총장님이시다 [본문으로]
  3. 고대 총장이 김연아 선수에게 주입한 '고대정신'이란 게 부디 이런 게 아니길;;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