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뉴스에 낙태 얘기가 나왔다.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불법 낙태 시술을 한 병원을 고발했다는 내용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식당 아주머니의 반응이었다.
"니미럴 돈 없는데 애를 어떻게 낳아?!"
나이도 지긋해 보이는 아주머니 입에서 화끈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진출처: '낙태 근절 캠페인에 나선 산부인과 의사들 - 낙태 금지와 처벌 강화가 아니라 합법화가 필요하다')
경제 생활을 아직 하지 않은 학생들은 잘 못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분들도 잘 못 느낄 것이다. 아이가 돈 없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부담인 것을 말이다.
누가 낙태를 하고 싶어서 하겠는가. 원치 않은 임신은 되었고, 기를 수는 없는 노릇이고. 눈물을 머금고 낙태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것을 정말 모르는 것일까.
아주머니는 단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애 못 길러. 돈이 어딨어. 못 길러."
이명박을 욕하면서 다음엔 정권이 바뀌어야 서민들이 돈이 좀 생긴다고 하시는 말씀에서 '정치'의 가장 순수한 표현을 보았다. 그리고, '정치'의 가장 순수한 동력을 보았다.
직설적으로 표현했지만 그게 진실이다. 서민들을 부유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부자들을 부유하게 할 것인가.
기타
"있는 놈들은 돈을 퍼다놓고 쓰고 없는 사람들은 더 없어진다"거나 "얼마 전에 시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의료보조금 30만 원이 안 나와서 왜 안 나왔냐고 공단에 물어보니까 떨어져서 못 준다고 했다"며 "지난 정권에서는 준 건데 이명박이 되고 나서 그런 것도 끊었다"며 이명박을 욕하는 모습에서, 이런 것이 서민들의 정치라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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