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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논평

아이티 지진의 사회학 - 수만 명의 죽음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아이티에서 진도 7의 강진이 발생했다. 10만 명이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래 트윗은 우리를 생각하게 만든다.

left21twithttp://is.gd/6iJxZ 아이티 이번 지진이 진도7. 사망자 최대 10만. 2007년 일본 진도 6.8 지진, 사망자 7명. 이 큰 차이의 원인을 말하는 게 진정한 언론의 자세 아닐까 싶습니다.

left21twithttp://is.gd/6iJxZ 사실 조선일보 같은 언론은 아이티 상황은 열심히 보도하지만, 왜 아이티가 내진설계 하나 제대로 된 건물이 없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미국이 강요한 신자유주의 덕분이죠.

2007년 일본의 지진은 진도 6.8이었지만 7명이 죽었는데, 이번에 진도 7로 10만 명이 죽을 수도 있다. 원인은 누구나 안다. 일본의 건물들은 내진 설계가 잘 돼 있다. 지진 위험을 잘 알고 있고, 대비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티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왜인가? 그것을 말하는 게 진정한 언론이다. 아이티에 직접 가서 현지 취재를 한다고 언론의 역할을 다 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구호도 좋다. 물론 아이티의 NGO는 엄청나게 부패했다고 하지만 지금 당장 아이티를 구호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다.

하지만, 언론은 한 발 더 나아가 생각해야 한다. 다시 이런 참사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왜 이런 참사가 일어났는가. 아이티 권력자들이 무능해서인가. 맞다. 아이티가 가난해서인가. 맞다. 

하지만 더 날카로운 언론이라면 끝까지 파고들어서 진실을 외쳐야 한다. 왜? 아이티 권력자들은 왜 무능한가. 아이티는 왜 지진위험이 있는 국가임에도 가난해서 내진설계 하나 제대로 못하는가. 왜?

△중국 스촨성 대지진 사진. 지진은 항상 가난한 사람들의 집을 무너뜨린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제는 낯설지만은 않은 단어, 제국주의라는 단어에 그 정답이 들어있다.

아이티, 독립의 쓴 맛

아이티는 원래 200년 전, 프랑스 혁명의 사상에 고무받은 노예들이 반란을 일으켜 프랑스로부터 해방되면서 세운 나라다. 그러나 이 식민 본국은 아이티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다. 아이티는 가난해졌다.

더 자세한 내용은 이 기사를 참고하라 : 클레어 퍼몬트, 아이티 위기의 근원은 식민지 역사다 (레프트21, 2010.1.15)

20세기 들어서 아이티는 미국에 놀아나야만 했다. 미국은 혁명을 일으켜 자신들의 손을 빠져나간 쿠바를 견제하는 데 아이티를 활용했다. 아이티 민중의 염원은 깡그리 무시당했다. 아이티 민중들이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은 미국이 지원한 쿠데타에 밀려 쫓겨났다. 그가 바로 아리스티드다.

아리스티드는 다시 돌아왔지만, 미국의 힘에 완전히 제압당한 채 돌아왔다. 그는 아이티를 진정으로 해방시킬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 기사를 참고하면 된다 : 미국이 오늘날 아이티의 위기에 책임이 있다, 에슐리 스미스(미국 사회주의자), 레프트21, 2010.1.15

미국은 아이티에 신자유주의를 강요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권도 강요했다. 엄청나게 부패한 정부가 들어섰다. 

그 결과다. 지금의 비극은 말이다.

부패한 정부는 가난한 사람들의 집에 신경쓰지 않았을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졌을 것이다. 최소한의 대응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민중을 생각하는 대통령은 쫓겨나고 길들여졌다. 그래서 이런 이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내진설계된 집을 지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배경엔 바로 제국주의, 미국이 있다.

이를 요약한 기사가 바로 이 기사다 : 아이티의 비극 - 자연재해에서 사회적 파국으로, 에슐리 스미스(미국 사회주의자), 레프트21, 2010.1.15

자연재해의 사회학

생각 있는 사람들은 항상 눈여겨 봐야 한다.

'천재지변'이라는 단어가 감추고 있는 사회적 배경을 말이다.

왜 같은 천재지변에 어떤 사람들은 조금 힘들고, 어떤 사람들은 죽음을 당해야 하는지 잘 지켜 봐야 한다.

죽음은 모두에게 공평한가 살펴야 한다.

하늘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비를 내린다. 그러나 누구는 그 비를 이용해 돈을 벌고, 누구는 비에 잠겨 집을 잃는다.

무작위의 피해 따위는 없다.

자연재해에는 항상 사회학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 점을 놓치지 말자.

아이티를 통해 제국주의의 비인간성을 고발하자.

인류의 역사에서 이따위 비극을 지워버릴 수 있도록 말이다.

  • 허세만 2010.01.17 23:23

    중학교 때인지 고등학교 때인지 <작은 변화를 위한 아름다운 선택>(황금부엉이, 2005)이라는 책을 본 적이 있는데, 현재 하버드 의대 교수인 폴 파머가 하버드 의대 학부생일 때 아이티를 찾아서 구호활동을 하던 것에 대한 에세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는 아이티가 어디에 붙은 국가인지도 모르고 그냥 훌륭한 사람 한 명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성녀' 테레사 수녀가 아이티의 독재자 '영부인'과 히히덕거릴 때 이 폴 파머라는 사람은 아이티의 민주적 정치가 아리스티드와 교분을 맺으면서 구호활동에 힘썼다는 내용이 있는 등 꽤 진보적인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티 역사도 부분부분 참조할만하군요.
    그리고 네이버에서 찾아보니 폴 파머 교수가 쓴 <권력의 병리학>(후머니타스, 2009)도 작년에 번역되어 나왔군요. 진보적 경제학자 아마티아 센[역시 하버드대 교수]이 추천사를 썼으니 꽤 볼만한 책일 것 같습니다.

    • 사용자 안형우 2010.01.18 23:37 신고

      그렇군요. 언제 기회가 되면 읽어 봐야 겠습니다. ^^
      요즘 아이티를 보면 제국주의가 나라 하나를 어떻게 작살낼 수 있는지 생생하게 볼 수 있어 열불날 뿐입니다.
      더 열심히 살아서 이런 제국주의를 없애버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거 같아요. 자연재해가 나면 전세계 정부가 나서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구호를 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이라크전이나 아프간전에 쏟아붓는 노력의 절반이라도 이런 재난구호에 쏟으면 아마 사람들은 정말 살맛 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