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해받는 마르크스의 말 중 하나가 바로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말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마르크스 시대에 아편은 마약이라기 보다는 진통제였다. 마르크스 자신도 엉덩이의 종기 때문에 아편을 진통제로 복용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저 말은 "종교는 인민의 진통제다" 라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하지만 덮어주기는 한다는 측면을 복합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아래는 "인민의 아편"이 나오는 부분의 앞뒤를 길게 인용한 것이다. 마르크스의 종교 관련 입장이 머리 꼬리 다 잘린 채로 얼마나 왜곡돼 왔는지 알 수 있다. 마르크스는 종교를 "영혼 없는 세계의 영혼"이라고도 말했다.
인간의 본질이 참된 실재를 획득하지 못했으므로 종교는 ... 인간 본질의 판타지적 현실화이다. 그러므로 종교에 반대하는 투쟁은 간접으로는, 그 영혼의 향기가 종교인 세계에 반대하는 투쟁이다. 종교적 고통은 현실의 고통을 표현하는 것이자 현실의 고통에 대한 항의이기도 하다. 종교는 천대받는 사람들의 탄식이요, 몰인정한 세계의 인정이요, 영혼 없는 상황의 영혼이다. 그것은 대중의 아편이다. 행복에 대한 미망을 대중에게 주는 종교를 폐지한다는 것은 대중의 현실 행복을 요구하는 것이다. 자신의 조건에 대한 미망을 버리라고 대중에게 요구하는 것은 미망이 필요한 조건을 버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종교에 대한 비판은 종교가 그 후광인 현세에 대한 비판인 것이다. - <헤겔 법철학 비판 서문>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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