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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

금융 위기와 민스키(마르크스21 11호) 정리

이 글은 마르크스21 11호에 실린 금융 위기와 민스키(이정구)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 여기부터 요약 시작 ----

주류경제학은 2008년 경제 위기를 예측하지 못했고, 경고(IMF 수석 경제학자 라구람 라잔, 로버트 실러, 누리엘 루비니)도 무시했다.

경제 위기 후 마틴 울프(파이낸셜 타임스 칼럼니스트)가 민스키 띄움.

민스키 모멘트라는 말 유행 : 차입을 과도하게 한 투자자들이 채무를 이행하려고 견고한 자산마저 매각해야 하는 시점, 또는 급격한 금융시장 하락과 현금 수요 증대로 중앙은행이 대출에 나서야 하는 상황

요즘 소개되는 민스키 이론의 핵심: 오늘날의 금융시장은 현재 우리 사회에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경제 이론인 "효율적 시장 가설"과 달리 움직인다.

금융불안정성 가설

민스키의 가설: (1)자본주의 시장 메컨니즘은 지속적이고 가격 안정적인 완전고용 균형에 이를 수 없다. (2)심각한 경기변동은 자본주의의 핵심인 금융적 속성에서 기인한다.

민스키는 투자 결쩡 과정이 금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차입자 위험: 돈을 빌린 투자자가 원금을 갚지 못할 위험.

대부자 위험: 돈을 빌려 주고 받지 못할 위험.

안정성 마진: 현금 대 부채

투자자가 미래를 낙관해 투자를 많이 하면 투자에 드는 비용(이자 등)이 늘어나 안정성 마진이 줄어들고 결국 돈을 갚지 못하게 된다는 게 요지.

민스키는 헤지금융, 투기적 금융, 폰지 금융으로 금융의 안정성 상태를 세 단계로 나눈다. 가장 안정적인 게 헤지금융. 투기적 금융은 이자만 낼 수 있는 상태고, 폰지 금융은 이자도 못 내는 상태다.

낙관 -> 돈을 많이들 빌린다 -> 다들 돈을 많이 빌려서 이자가 높아진다 -> 헤즈금융이 폰지금융으로 전락한다 -> 망한다

민스키 입장에서는, 이게 기본적인 경기변동이라는 이야기.

교란 요인인 금융기관

금융불안정성 가설을 단도직입으로 일반화하면 성공이 과도함을 낳고 과도함이 실패를 부른다는 것이다. 경제 주체들의 심리적 도취를 전제하지 않고도 설득력을 획득한다는 장점이 있는 가설이다.

민스키는 1970년대 이후 관리-복지 자본주의가 자금 관리자 자본주의로 변했다고 말한다. 자금 관리자 자본주의는 금융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시기를 뜻하는 민스키의 용어다.

자금 관리자 자본주의의 등장 배경: (1)연기금, 국부펀드, 보험 등 관리 자금의 존재. 이 자금들은 금융기관처럼 규제를 받지도 않으면서 엄청난 돈을 운용한다. (2)골드만삭스 같은 투자 은행들의 대중화 (3)규제 완화와 감독 기능의 약화 (4)앞의 세 가지 변화가 얽히면서 사기치는 것도 합법이 됐다. 2001년 엔론 파산 당시 경영진의 행태 등.

민스키가 내놓은 대안과 민스키에 대한 대안

민스키는 존 힉스나 폴 새뮤얼이 케인스를 왜곡했다고 하면서, 본래의 케인스로 돌아가자고 한다는 점에서 고전적 케인스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큰 정부라고 다 케인스주의 정부가 아니다.

1.아래가 진정한 케인스주의 정부다.

(1)기업 이윤을 보장할 만큼 지출이 커야 한다.

(2)무상 실업 급여나 군비 지출따위 말고 일자리 제공에 돈을 지출해야 한다.

2.또한, 금융구조 불안정을 막으려면

(1)대형 금융기관을 해체해 예금, 대출업무를 중심으로 하는 은행으로 재편해야 한다.

(2)금융기관들에 대한 중앙은행의 규제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3.민간이 투자를 남발하지 않게 하려면,

(1)자본집약적 산업구조를 노동집약적 소비재 생산 위주의 산업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2)투자를 사회화해야 한다.

민스키에 대한 다른 주류경제학자의 반론

잔 크레겔: 전통적인 인행과 투자자 사이 관계에나 들어맞지 2008년 경제 위기에는 안 맞는다. 이건 증권화 방식으로 전환한 뒤 나온 위기 아니냐.

폴 데이비슨: 유동성 위기가 아니라 대형 투자은행들의 지급불능 위기니까 무효!

이에 대한 이 글의 필자인 이정구 씨의 반론 : 핵심은 비슷하다. 또 유동성 위기나 지급불능 위기나. 그게 그거. 그러니 유효하다.

이정구가 지적하는 민스키의 한계

한계1. 큰 정부의 구실에 환상이 있다. 뉴딜 정책이 성공이라고 평가하는데, 그거 실패다. 29년 대공황 -> 뉴딜 -> 37년 재침체. 대공황 해결은 사실 2차대전으로 인한 군비경제가 했다. 대전 후 대호황 때 케인스 이론과 달리 주요국 정부들은 흑자재정을 했다. 심지어 70년대 경제 위기 때 정부들이 케인스 처방대로 적자재정을 했는데, 먹히질 않아서 신자유주의가 주류가 된 거 아니냐. 2008년 경제 위기 때도 케인스 처방을 쓴 거나 다름없는데, 그 때문에 미국 정부가 신용등급 강등당했다.

사실 민스키의 이론을 따져보면, 자본주의를 순환론적으로 이해한 거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한계2. 민스키도 케인스처럼 "투자의 사회화"를 말하는데 구체적인 방법이 없다. 투자를 심하게 사회화하면 재장의 가능성을 낮추려다가 자본주의의 창의성을 꺼뜨릴 위험이 있다고 어정쩡한 입장을 취한다.

한계3. 민스키 역시 실물경제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는다. 금융으로만 설명한다는 것. 그래서 70년대 이후 금융불안정성이 크게 증대한 근본적 이유를 설명 못한다.

이정구가 말하는 진정한 이유는, "실물경제에서 이윤율 하락이 투자 의욕을 줄였고, 결국 축장된 자금이 1,2차 자본시장으로 흘러들어갔고, 이것이 금융화 현상을 낳았다"는 것.

국내 민스키 옹호자들도 같은 약점이다. 박종현은 "이런 정책을 싫어하는 집단이 자본주의를 지배하기 때문"이라고 정치적 설명을 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이런 정책을 좋아하는 집단이 집권해도 마찬가지였다는 점을 설명하지 못한다.

이정구가 말한는 진정한 이유는 이런 정책이 자본가들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케인스 자신도 이런 정책을 실제로 집행하는 것을 지지하지는 않았다고.

그래서 결론은 마르크스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르크스가 말하는 대안을 이정구가 다루지는 않고 끝낸다.

이 부분은 마르크스21 이번 호에 실린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글들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재밌는 각주

재밌는 각주를 발견해서 갈무리해 둔다.

1929년 대공황 이후 군부가 권력을 장악한 일본, 히틀러의 나치 독일, 스탈린 치하 러시아가 강력한 국가자본주의 정책을 펼치면서 가장 빨리 경제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케인스는 이런 정책들을 자신의 '자식'으로 여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