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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

아랍 혁명(중동 혁명)을 마르크스주의 입장에서 분석한 유일한 단행본 - 《마르크스21》 9호

마르크스21 9호가 나왔다.

표지에도 써 있지만 아랍 혁명 특집호다. 

다양한 분석 글이 실려 있다.

지금까지 100여 페이지 읽었는데, 읽으면서 메모한 부분만 늘어 놓겠다. 여튼 강추다. 이번 아랍 혁명 특집호에 대한 소개는 머리말을 참고하면 좋을 거다. 마르크스21은 각종 인터넷 서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웹사이트에서는 정기구독을 신청할 수 있다.

발행 시점이 좀 늦어지긴 했지만, 아랍 혁명 특집호를 내놓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고 있을 때 국내 대형 서점의 웹사이트를 찾아 보니 이 나라들에 대한 정치·사회 분야 도서가 전혀 없는 실정이었다. 리비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마도 <마르크스21> 이번 호가 이집트 혁명을 비롯한 아랍 혁명을 깊이 있게 다룬 거의 유일한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서가 아닐까 싶다.

P.8

혁명은 역사의 전진 운동에서 비롯하는 예측 가능한 결말이 아니다. 혁명은 "잔해 더미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재앙"인 역사 속에 예기치 않게 난입하는 돌발 사건이다.

P.17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맺은 평화 협정으로] 한 세대 동안 시나이 반도에서 지속된 평화 덕분에 이스라엘 군은 레바논과 가자 지구에서 전쟁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P.36

사다트와 무바라크 치하에서 이집트는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미국의 굳건한 동맹국이 됐다. 미국은 이들을 필두로 한 동맹 체계를 이용해 중동 지역에서 패권을 유지해 왔다.

P.36

권위주의 정권 전복 후에 나타는 최초의 민주적 자극 하나는 국가 기구를 정화함과 동시에 그것을 대중에게 책임지는 기구로 탈바꿈시키려는 욕구다.

P.56

아랍 세계에서 이와 가장 비슷한 과정이 일어났던 경우는 1958~63년의 이라크 혁명이었다. 이라크 혁명은 압드 알-카림 카심 장군리 이끄는 민족주의 장교들이 왕정을 전복하면서 시작됐지만, 1952년의 이집트와는 사뭇 다르게 민중의 대규모 급진화로 이어졌다. 이 급진화의 주된 수혜자는 공산당이었고, 공산당은 군대 내에서도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1959년 5월 공산당 지도부는 권력 장악을 회피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소련의 압력이었다(소련은 나세르와 마찬가지로 카심도 냉전에서 동맹 세력이 될 수 있다고 봤던 것이다). 그에 따른 사기 저하와 분열 때문에 바트당이 정국의 주도권을 쥘 수 있었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지원을 받은 바트당은 1963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카심을 타도하고 공산당도 피바다에 빠뜨렸다.

P.52

타감무(이집트의 국민진보연합당)에는 옛 공산당 인사들도 포함돼 있다. 공산당은 1964년 나세르가 이집트에서 혁명 과업을 완수했다고 주장하며 자진 해산했다.

P.75

명목상으로는 군부가 권력을 쥐고 있다. 지금까지는 군부가 대통령을 제거한 운동과 정면으로 대결하지 않았다. 그러나 비상계엄 해제 등 대중의 요구를 수용하지도 않았다. 수많은 단체와 개인이 앞으로 벌어질 투쟁들에 대비해서 저마다 입지를 다지고 있다.

P.90

그러나 지도부가 이처럼 일관성 없었다 해서 몇몇 지역 지부의 구실까지 폄하해선 안 될 것이다. 시위가 확산되면서 UGTT(튀니지 노총) 중앙과 지역 지부 사이에는 명백한 분열이 나타났다.

P.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