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유럽, 중국이 모두 빅테크를 규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CEO들이 미디어에 혁신적 자본가로 그려지던 10년 전과는 완전히 그림이 달라졌죠.
빅테크 규제에 대해 다룰 때 선거와 연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트럼프 당선이 페이스북 때문이라는 신화와 연결되죠. 지금 제가 이 글을 쓰는 계기가 된 글(규제와 빅테크 기업의 겨울)도 지금 규제를 서두르는 이유로 2022년 미국 중간선거와 프랑스 대선을 꼽고 있습니다(Exciting f(x)는 디지털 산업 관련해서 제가 참고하곤 하는 사이트입니다). 물론 정치인들이 선거적 이해득실을 따지면서 정책을 추진하는 게 당연히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더 중요한 요소가 있다고 봅니다. 저변에 흐르는 지정학적 갈등 문제입니다. 미중갈등에서 미국은 중국의 첨산단업을 적극 견제합니다. 중국은 테크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해 왔고 여러 빅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중시하는데 왜 규제하는가? 저는 두 가지라고 봅니다.
첫째는 세계를 무대로 서비스하는 테크 기업들에 대한 국가의 통제력을 강화함으로써 (기업만이 아니라)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려 하는 것입니다. 기업에게 국가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려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둘째는 규제의 목적이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것입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독점적 기업(아마존, 구글, 애플, 페이스북)이 인수합병이나 자사 상품 우대를 통해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경쟁자를 제거하는 것이 기술 발전에 악영향을 미쳐 미국의 경쟁 우위를 저해한다고 여깁니다. (따라서 지금 빅테크 규제가 근본에서 대중을 위한 개혁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유럽연합의 규제 맥락도 마찬가지인데요. 유럽은 테크 산업에서 미중에 비해 투자가 적었고 그 결과 내세울 만한 기업도 적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라는 (썩 나쁘지 않은) 이슈를 구실로 타국의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장벽을 세우고 자국 기술 산업을 육성하려는 것이죠.
첨산 기술은 국가 경쟁력과 연결됩니다. 특히 안보와 긴밀히 연결됩니다. 국가간 경쟁 문제가 빅테크 규제를 보는 데 있어서 중요한 축이 돼야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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