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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

프랑스 혁명이 이룬 평등의 단적인 예(《혁명만세》中)

《혁명만세》(마크 스틸, 바람구두)는 경이로 가득한 책이다. 이토록 혁명에 대해 잘 이해되면서도 유머스럽게 다룬 책은 드물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책은 대중적 서적이다. 그래서 프랑스 혁명을 연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좀 부족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새로운 사실들을 머릿속에 촘촘히 박아넣어 줄 것이다.

오늘 메모할 부분은 혁명이 어떻게 평등을 이뤄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마크 스틸의 설명을 짤막하게 붙이는 것으로 끝내려고 한다.

로베스피에르는 장식장 장인인 뒤플레 씨를 만난다. 그는 뒤플레의 집으로 초대되어 가 그의 식구들을 만났는데, 마침 그들이 살림에 보태려고 빈 방 하나를 세놓으려고 하는 걸 알게 된다. 로베스피에르는 그 방에 묵기로 결심하고 대혁명 내내 그곳에 머물게 된다.

이 문제는 잠시 짚어 볼 가치가 있다. 대혁명 초기를 다시 떠올려 보자. 당시 프랑스의 지배자, 즉 루이 16세는 몇몇 궁궐을 오가며 수많은 신하들을 거느리고 살았다. 아침마다 그의 아내 옷 입는 거만 도와주던 전속직원까지 두고서 말이다. 이제 혁명의 절정기가 되었고, 프랑스에서 가장 중요한 이 사나이 로베스피에르는, 한창 전쟁과 기근 문제와 씨름하는 한편 평등의 세상을 굳건히 하기 위해 매진하는 가운데, 주인 목수 양반이 화장실 쓰고 나올 때를 기다려 이빨을 닦으러 들어가야 했던 것이다.

《혁명만세》, pp198~199

최근 프랑스 혁명을 폄하하는 부르주아 역사학자들이 계속 튀어나온다. 그러나 마크 스틸의 재기넘치는 글을 읽다 보면 프랑스 혁명이 도대체 무엇을 이뤘는지, 왜 이 혁명이 그토록 위대한 혁명으로 찬양받는지 잘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