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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회·토론회 후기

[한국사회포럼]격동의 이집트:중동의 민중반란과 연속혁명 (3)다함께 운영위원 최일붕 자유발언

2011년 2월 19일에 열린 한국 사회포럼 중 다함께가 주관한 토론회를 필기한 것입니다. 받아 적은 것이기 때문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총 네 부분으로 이루어집니다.

(1)이집트인 마흐무드 압둘 가파르의 발제

(2)레프트21 발행인 김인식의 발제

(3)자유토론에서 나온 발언 중 좋은 발언 : 다함께 운영위원 최일붕의 발언

(4)정리발언

자유발언:다함께 운영위원 최일붕

이집트 혁명이 일어났다 하고 완료형으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89년 동유럽이나 한국 6.29 이후 상황, 또는 98년 인도네시아 상황처럼 '민주화 이행'을 밟으리라는 생각과 주장도 옳지 않다. 이 두 가지를 연결해서 하는 생각과 주장은 옳지 않다.

△무바라크의 깡패들로부터 타흐리르 광장을 지키고 있는 이집트 민중 이집트 혁명이 정치 혁명에서 사회 혁명으로 발전하려면 아래로부터 건설되는 민중 권력 기관이 필요하다. ⓒ사진 출처 Nasser Nouri http://www.left21.com/article/9240

이집트란 나라가 직면한 역사적 과제와, 처해 있는 세계적 상황이 당시와 다르다.

첫째, 이집트는 미 제국주의가 중동 지배를 위해 이스라엘 다음으로 가장 많은 군사, 경제 원조를 하는 나라다. 제국주의 지배라는 게 말도 못하게 강력한 요소로 작용한다. 한국과 비교가 안 된다. 미국과 일본 정도로 긴밀하다.

둘째, 독재 정권 타도 후 민주화를 이뤄야 하는데 아까 어떤 분 말대로 경찰만 200만이다. 이 안에서 보안경찰의 비중도 크다. 이 기구를 해체해야 한다. 또한 군부가 현 상황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이집트 군부도 몰러나게 해야 한다. 군부는 자기 자신이 자본으로서 경제의 한 축이다. 따라서 쉽게 물러나지 않을 거다.

셋째, 토지개혁이 안 돼 있다. 대지주가 농업을 지배하고 있다. 농민들이 자기 토지를 가져야 한다.

넷째, 경제적 곤란이다. 이집트 청년 실업 40%.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인구가 엄청 많다. 여기에 더해 세계 경제 위기 여파로 자본가들이 경제를 살리려고 엄청난 돈을 퍼부어 댔고, 인플레가 일어났다. 이집트는 최대 밀 수입국이다. 농민들은 밀을 엄청 생산하는데 밀을 수입하는 거다. 밀 가격 앙등으로 식료품 가격이 앙등했다. 이것이 사람들의 불만을 자아냈다.

누가 이 문제들을 해결할까? 외국의 원조를 받는 부패하고 소심한 자본가들일까? 이집트의 지식인들일까? 이들은 독자적 경제 기반이 없다. 누가 해결하겠는가? 야당? 야당은 엄청 취약하고 부패했고 타협적이다. 이들이 해결하는 게 가능할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막중한 난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회집단은 노동계급밖에 없다. 이제 노동계급이 역사 정치무대의 한 가운데 등장했다. 노동계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1917년 2월 혁명을 트로츠키는 민주혁명이라 하지 않고 하나의 에피소드 단계라고 했다.

이집트 혁명 역시 민주 혁명이 아니다. 어떤 민주 문제(부르주아적 과제)도 해결하지 못했다. 위에서 말한 네 개의 민주 과제는 노동계급이 권력을 장악해야 해결이 가능할 거다.

동유럽이나 한국과는 또 다른 조건이 있다.

첫째 이집트 혁명은 튀니지 혁명과 촉발한 것은 중동 전체 상황이다. 미국 제국주의 입장에서 보면 중동 전체에 대한 영향력을 잃어버릴 위험이 있을 거다. 이런 점 때문에 민주화로 순조롭게 이행하는 것이 어려울 거다.

둘째 세계 경제 위기다. 동유럽 혁명이나 한국 6월 항쟁 당시 세계 경제가 위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 전체가 30년대 이래 최대 위기다. 따라서 이집트 민주화 이행, 좀더 정확한 용어로 말한다면, 부르주아 민주주의로의 전환은 불가능하지는 않을 지 몰라도 굉장히 어려울 거다.

괜히 많은 사람이 죽고 고통을 겪을 어려운 길을 가는 것보다는 쉬운 길로 가는 게 낫다. 그것은 바로 노동계급의 정치권력 장악이다. 첫 걸음은 공장, 지역사회, 학교, 거리에서 노동자, 학생들의 민주적 기관을 설립해 권력을 행사하기 시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