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연회/토론회 후기

[한국사회포럼]격동의 이집트:중동의 민중반란과 연속혁명 (4)정리발언

2011년 2월 19일에 열린 한국 사회포럼 중 다함께가 주관한 토론회를 필기한 것입니다. 받아 적은 것이기 때문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총 네 부분으로 이루어집니다.

(1)이집트인 마흐무드 압둘 가파르의 발제

(2)레프트21 발행인 김인식의 발제

(3)자유토론에서 나온 발언 중 좋은 발언 : 다함께 운영위원 최일붕의 발언

(4)정리발언

마흐무드 압둘 가파르

여러분이 아직 나를 싫어하지 않으시길 바란다. 아랍 세계에서는 혼자 말 많이 하는 사람을 싫어한다. 내가 오늘 말을 너무 많이 한다고 싫어하지 않기를 바란다.

2월 14일 이집트노동조합연맹(EFTU) 노동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Sarah Carr

일단 여러분 이야기를 잘 들었다. 특히 이집트 상황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다는 점을 알 수 있어 고마웠다. 다른 혁명의 사례들을 들어서 이집트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우려하는 것을 인상깊게 들었다. 여러분의 문제제기를 많이 수용한다.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바로 이집트에서 혁명을 일으킨 사람들은 무바라크 제거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어제도 400만 명이 모였다. 그들은 매주 이런 시위를 할 것이고 다양한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전까지 시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하나 말하겠다. 이집트 상황이 발생한 뒤, 여러 국가에서 이집트 방문이 위험하다고 했다. 그런데 3일 전 영국 정부부터 시작해 다시 여행이 안전하다고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관광도시인 룩소르로 첫 비행기가 떴다. 관광객이 방문할 정도로 안정돼 있다면 다양한 경제 문제를 처리하는 것도 가능할 거다. 그곳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한국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본다.

또 다른 사례, 혁명이 시작되자 정부는 은행 문을 닫았었다. 그리고 4~5일 전에 3시간만 은행 문을 열었다. 언론은 사람들이 다 돈을 뽑으러 미친 듯이 달려갈 거라고 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페이스북에는 그런 식으로 행동하면 경제를 망친다는 말이 돌았다. 사람들은 그런 주장에 귀를 기울이면서 행동했던 것이다.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책임감 있는 생각을 갖게 됐다. 대표 사례는 수에즈 운하다. 그 곳 노동자들은 임금인상과 노동조건 개선 투쟁을 제기하고 있다. 쉬는 시간에 제기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의 작동은 방해받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이 나라를 걱정하며 투쟁하는 것을 보면 책임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주류 언론은 이집트 혁명 보며 가장 희한한 혁명이라고 한다. 밤새 시위하고 다음날 거리 청소. 사람들이 최초로 이집트가 무바라크의 나라가 아니라 자기 나라라는 것을 각성했기 때문이다.

은행 이야기 했다. 이집트는 해외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송환하는 돈이 많다. 혁명 발생 후 송환 자금이 늘어났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돈을 보태서 이집트 경제에 도움을 주려고 하는 거다. 얼마 후 주식시장이 열리면 가치를 뒷받침해서 경제 위기로 가지 않을 거라고 본다. 이집트 경제는 나아질 것인데 무바라크 부패가 사라져 뒷돈 없이 사업할 수 있게 될 거기 때문이다.

김인식

[청중발언에서 어떤 사람이] 이집트 혁명에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역할을 서정민 교수가 강조했다고 하는데 페이스북은 이집트 혁명에서 일정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없을 때도 혁명은 일어났다. 페이스북은 소식 전파에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혁명 그 자체는 다른 무엇이 아니라 바로 인간이 만든 것이다. 우리가 페이스북을 통해 보고 놀란 내용도 바로 사람들이 광장에서 벌인 시위, 사람들이 벌인 파업이다.

서정민 교수가 77년 식량 폭동과 84년 마할라 시위를 군대가 진압했는데 이번엔 못했다고 하면서 SNS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그만큼 대중의 운동과 힘이 강력했던 거다. 기계적 비교는 적절치 않다.

이집트 경제는 어찌 보면 트로츠키가 러시아 혁명사 앞부분에서 묘사한 러시아 경제와 유사하다. 불균등 결합발전이다. 공업은 카이로, 마할라, 알렉산드리아, 수에즈 같은 북부 도시에 몰려 있다. 카이로 이남은 사막이 펼쳐져 있고 농업이 주된 산업이다. 즉, 농민 문제가 있는 거다. 2월 초인가 <가디언>에서 한 기사를 봤다. "이집트의 토지 없는 농민들도 무바라크를 싫어한다." 노동계급은 농민을 잊어서는 안 된다. 노동계급의 투쟁으로 농민의 요구가 성취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 러시아에서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집트는 불균등 결합발전이 돼 있다. 러시아의 푸틸로프 공장은 당시 세계에서 최대, 최신의 산업 시설이었다. 이집트에도 그런 산업이 있다. 방직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이건 맞게 옮긴 건지 모르겠다. 이집트에 방직 산업 외의 최신 산업이 있다는 것인지?) 이집트 어용 노총을 일찌감치 탈퇴하고 파업 등을 했던 거다. 이들은 파업을 하며 무바라크 퇴진 이상을 요구했다. 무바라크 세력을 모두 제거하라, 공공서비스를 국유화하라, 부패한 자들의 재산을 몰수하라, 작업장 노동자 감시 위원회를 설치하라, 민중 총회를 소집해 새 헌법을 만들고 민중 선거관리위원회를 소집하라 이런 것들이 바로 노동자들의 요구다.

무바라크 퇴진 바로 직후 수에즈 운하 노동자들은 파업했다. 앞서 가파르가 말한 것처럼 노동자들이 수에즈 항로 자체를 차단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결정적으로는 부패한 사장을 제거하라는 요구를 하며 싸웠다. 수에즈 운하가 국유 기업이기 때문이다. 텔레콤 이집트도 큰 산업이다. 그들이 치고 나가면서 많은 소규모 쟁의가 뒤따라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이집트에는 여전히 해결돼야 할 과제들이 있다. 제국주의 문제가 있다. 이집트 혁명은 가자 국경 개방을 중요한 요구로 제출해야 한다. 팔레스타인도 분위기가 떠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정권이 있는 가자 지구를 봉쇄하고 있다. 그런데 이집트와 가자 지구는 국경을 맞대고 있다. 몇 년 전에도 이집트에서는 이 국경 개방을 요구하는 운동이 있었다. 지금도 운동 안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노동계급이 가자 국경 개방과 팔레스타인 해방을 요구로 걸어야 한다. 팔레스타인은 실제로 억압을 당했을 뿐 아니라 팔레스타인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통해 중동을 지배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이집트는 혁명을 더 심화함으로써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집트 혁명의 운명 결정지을 세력을 세 개다. 백악관, 군부, 노동계급. 이 셋이 앞으로 결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집트 혁명의 운명이 결판난다.

우리는 군부를 조심해야 한다. 군부는 민간 이양을 하겠다고 한다. 그들이 말하는 '민간'은 군복을 벗은 군인 정권을 말하는 것일 수 있다. 박정희가 5.16 쿠데타 후 자신이 대통령이 된 후 민간정권이라고 한 거나 마찬가지다. 그것은 결코 민중의 이익을 대변할 수 없다.

미국은 술레이만을 파트너로 생각했다가 현재는 탄타이로 넘어갔다. 미국 역시 혁명을 억제하고 예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혁명의 미래를 짊어질 것은 노동계급이다. 중간계급 출신 활동가들이 <가디언>에 쓴 글 보니까 이런 말을 한다고 한다. "퇴진 이후다. 새로운 이집트를 건설하자. 노동자는 더 열심히 일하자" 이집트 사회주의자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집트 노동자들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일하고 있다. 뭘 더 하냐"

공통의 요구를 내걸었던 운동에서 급격한 분화가 일어나고 있다. 누구를 지지해야 할까? 누가 과연 애초 혁명을 촉발한 이집트 대다수 사람들이 가진 경제적 불만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친미 제국주의 정책을 누가 폐기할 수 있는가?

현재로서는 노동계급이 대안을 보여 주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잠재력이지만 그 잠재력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이집트 노동계급이야말로 새 이집트를 건설할 세력이다. 이들에게 희망을 걸어야 한다.

이집트의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이집트 노동계급이 과거의 혁명에서 잘 배울 수 있도록 말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말한다면 이집트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의 성장이 이집트 혁명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