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1965, 《거대한 뿌리》)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서 본 김수영의 시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는 나에게 충격이었다. 반성할 줄 아는 사람, 더 큰 것을 보려고 노력하는 인간상이 내 앞에 놓였다.되새기려 갈무리한다.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 김수영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김수영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옹졸하게 욕을 하고한번 정정당당하게붙잡혀간 소설가을 위해서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3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가로놓여 있다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 더보기
[대학생 토론회] 기후변화를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요약정리 "기후변화를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토론회가 있었다. 발표자는 장호종 기자였다. 이 토론회는 대학생다함께가 주최했다.코펜하겐 기후변화 회의의코펜하겐 기후변화 회의에서 별 성과 없었다.당시 시위에서 나온 구호들을 보자.there is no Planet B: 지구는 두 개가 아니다.기후 정의: 최근 선진국들은 빈국들에 똑같은 책임을 요구하는데, 이건 정의롭지 못한 일이라는 의미.350이라는 단체도 있다. 대기중 이산화탄소가 350ppm이어야 하는데, 현재 380ppm이고 400ppm을 넘을 것이라고 예상. 지금보다 줄이라는 것으로, 급진적인 요구지만 타당하다. 기후는 굉장히 복잡다단해서 어느 수준을 넘으면 거의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지구의 벗이라는 환경단체 회원들은 파란 옷을 입고 시위. 홍수를 .. 더보기
노점상 마녀사냥 노점상은 지배자들이 손쉽게 마녀사냥하는 계층이다.예컨대, 어제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는데 노점상을 마녀사냥하는 스티커가 화장실에 붙어있었다."품질이 보증되지 않는 휴게소 노점상 물품! 최대 피해자는 바로 고객 여러분입니다."실소가 나왔다. 대기업 제품은 품질이 보증되나.진정한 이유는 다른 데 있을 것이다. 노점상이 휴게소 이윤을 갉아먹기 때문이다."최대 피해자는 휴게소 입점기업이고, 따라서 한국도로공사입니다" 하는 것이 속내일 것이다.다른 이야기2004년에 APEC 동아시아 정상회담이 부산에서 열린 적이 있다. 그 때 부시가 한국에 왔었다. 부시가 오는 길에 있는 노점상을 싹쓸이해서 노점상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다음 글을 보자.APEC 정상들에게 깨끗한 부산을 보여 준다는 구실로 부산역 노숙자들은 콩나물.. 더보기
추노, 예술성과 흥행성을 모두 갖춘 명작 드라마 "추노"는 예술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갖춘 수작이다.극 초반부에는 질질 끄는 느낌이 있었다. 특히, 언년이(혜원) 캐릭터가 그랬다. '뭐 이런 사람이 있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대길이 패거리의 감칠맛과 노비 패의 담백함이 "추노"의 맛이었다.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혜원은 점점 성장했다. 16화에서는 절정에 달했다. 무기력하고 의존적이어서 민폐만 끼치던 혜원은 주체적 인간으로 발전했다.대길이와 송태하가 검을 부딪히는 장면은 작위적이지 않다. 목숨을 건 둘의 대결을 위한 개연성은 충분히 마련돼 있었다. 최장군와 왕손이를 죽인 송태하, 그 오랜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다시 뭉친 동료들을 죽인 대길이. 오해가 빚어낸 비극이었다.결혼한 언년이의 모습을 보고 모든 것을 중단하려던 대길이를 돌려세.. 더보기
도요타 리콜 사태, 비정규직 때문이다? 오늘 한겨레 신문에서 재미있는 기사를 발견했다. 아래 기사다.“도요타 사태 화근은 일등 강박증·비정규직 양산·봐주기 언론…”내가 눈여겨 본 부분은 아래 부분이다.-비정규직의 마구잡이 고용 문제가 도요타 사태의 또다른 배경이라는 지적이 있다.“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평균 급료가 절반에 불과하다. 40대 도요타 정사원은 대체로 연봉 1000만엔 정도이지만 비정규 기간공은 언제 잘릴지도 모른 채 불안한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실제 도요타는 2008년까지 매년 2조엔 정도의 막대한 영업이익을 남겨 호황기에 12조엔이 넘는 막대한 사내유보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2008년 말 리먼브러더스 충격 여파 때 비정규직 사원들을 대량해고했다. 2~3년 전엔 어느 기간공이 혹사당한 나머지 프리우스 제조현장에서 브레이크의 .. 더보기
낙태한다고 처벌하는 것에 반대한다 오늘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뉴스에 낙태 얘기가 나왔다.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불법 낙태 시술을 한 병원을 고발했다는 내용이었다.흥미로운 것은 식당 아주머니의 반응이었다."니미럴 돈 없는데 애를 어떻게 낳아?!"나이도 지긋해 보이는 아주머니 입에서 화끈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사진출처: '낙태 근절 캠페인에 나선 산부인과 의사들 - 낙태 금지와 처벌 강화가 아니라 합법화가 필요하다')경제 생활을 아직 하지 않은 학생들은 잘 못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분들도 잘 못 느낄 것이다. 아이가 돈 없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부담인 것을 말이다.누가 낙태를 하고 싶어서 하겠는가. 원치 않은 임신은 되었고, 기를 수는 없는 노릇이고. 눈물을 머금고 낙태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것을 정말 모르.. 더보기
아이티 지진의 사회학 - 수만 명의 죽음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아이티에서 진도 7의 강진이 발생했다. 10만 명이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그러나 아래 트윗은 우리를 생각하게 만든다.left21twit: https://ws.or.kr/article/7504 아이티 이번 지진이 진도7. 사망자 최대 10만. 2007년 일본 진도 6.8 지진, 사망자 7명. 이 큰 차이의 원인을 말하는 게 진정한 언론의 자세 아닐까 싶습니다.left21twit: https://ws.or.kr/article/7504 사실 조선일보 같은 언론은 아이티 상황은 열심히 보도하지만, 왜 아이티가 내진설계 하나 제대로 된 건물이 없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미국이 강요한 신자유주의 덕분이죠.2007년 일본의 지진은 진도 6.8이었지만 7명이 죽었는데, 이번에 진도 7로 10만.. 더보기
1945년 해방 직후 북한 좌익세력들의 변혁운동론 이 글은 기본적으로 《해방정국과 조선혁명론》(해방3년사연구회, 대야출판사, 1988)의 3장 '북한 좌익세력들의 변혁운동론'을 요약한 것이다. 내 의견도 덧붙였다.1.연혁해방 직후에 조선은 지금처럼 분단돼 있지 않았다. 따라서 당연히 북조선이나 남조선 같은 사고는 없었다. 처음에 북조선의 공산당은 조선공산당의 지역지부였다. 그러나 소련군과 미군이 한반도에 진주해 남북으로 갈리면서 북한 공산주의자들은 북조선분국을 세우고, 조선공산당(나중엔 노동당)은 사실상 두 개의 당으로 분리하게 된다.북한의 평양에는 현준혁을 중심으로하는 세력(국내파), 소련파, 만주파가 혼재돼 있었다.국내파의 입장은 1945년 9월 15일 평남지구당 확대위원회의 9월성명을 통해 알 수 있다. 국내파는 공산당 중앙을 서울에 두고 북한에는.. 더보기